(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이번 주(9~13일) 미국 국채시장은 사흘 연속 실시되는 총 660억달러(약 75조원)의 국채 입찰에 주목할 전망이다.

미국의 경제둔화에 대한 우려로 커진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사상 최저 수준인 국채 수익률을 또다시 끌어내릴지 가늠하는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미 재무부는 오는 10일과 11일 3년 만기와 10년 만기로 각각 320억달러와 210억달러 어치의 국채를 입찰한다.

12일에는 130억달러 어치의 30년 만기 국채를 입찰한다.

지난주 실시된 총 990억달러 규모의 2년과 5년, 7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는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이 모두 지난 4차례 평균을 밑돌았다.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아져 투자자들이 피로감을 느낀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주 10년물과 30년물 입찰은 분위기가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Fed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연장해 장기 국채를 사들이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 6일 나온 고용지표가 시장에 실망을 안겨주면서 Fed의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이 시장의 예상치 10만명을 밑도는 8만명으로 나오면서 전날보다 5bp 낮아진 1.554%를 기록했다.

30년물 수익률은 5bp 떨어진 2.666%를 나타냈고, 5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3bp 내린 0.651%를 보였다.

UNFCU의 크리스 설리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제둔화 신호로 보면 Fed가 자산매입을 재개해야 한다는 점이 분명하다"면서 "이 때문에 이번 주 국채 입찰에서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낮은 수익률이 입찰 호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없지는 않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제프리 페이겐빈터 국채 트레이딩 헤드는 "수익률이 더 오를 때를 기다리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입찰 참여를 꺼릴 수도 있다"면서"최근에는 10년물 수익률이 1.7%까지 올라야 매수세가 나오는 경향이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 10년물 수익률이 지난달 13일 10년물 입찰에서 기록된 사상 최저 낙찰금리인 1.622%를 밑돌면서, 이 기록이 경신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레이몬드 제임스ㆍ모건 키건의 케빈 기디스 채권 헤드는 "고용지표처럼 다른 경제지표들도 계속 악화한다면 10년물 수익률이 1.25%로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 스미스 바니의 케빈 플래너건 수석 채권 전략가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수익률을 또 떨어뜨리는 계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7%에 근접한 게 가장 우려된다"면서 "유로존 위기의 고조로 위험자산 매도세가 나오면서 10년물 수익률은 1.2%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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