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강남과 용산 등 인기지역 아파트마저 법원경매에서 반값으로 떨어지는 등주택시장 침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택시장의 블루칩으로 평가받는 강남 압구정 한양과 용산 한강로 용산파크자이 등 인기 지역 아파트들도 주인을 찾지 못해 절반가격까지 하락하는 등 부동산 침체 여파가 경매시장까지 파고 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감정가 20억 원으로 가장 고가인 압구정 한양아파트는 지난 3월 첫 경매 이후 5월과 6월 내리 유찰돼 현재 최저입찰가격이 절반 가격인 10억2천400만 원으로떨어졌다.

경매 관계자들은 5억5천만 원의 선순위 전세권이 설정돼 있지만 갚아야 할 채무가 주택 가격의 60%에 불과한 12억 원인 데다 카드 대금까지 연체된 것으로 볼 때 수차례 매매시도에도 처분하지 못해 경매에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전용면적 154㎡인 이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2009년 7월 동일 면적 2층이 21억 원에, 작년 6월 동일 면적 5층이 20억 원에 거래되는 등 블루칩으로서의 명성을 지켰으나 올해 들어서는 거래실적이 없다.

감정가 19억7천만 원의 용산파크자이는 절반으로 내려온 최저가에도 낙찰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전용면적 162㎡의 이 아파트는 2006년 3월 동일 면적의 다른 층이 18억 4천만원에 거래됐으나 2011년 6월에는 14억8천만 원에 거래되는 등 최근 들어 하락세가 역력한 데다 동일 면적의 다른 아파트가 11억원 대의 급매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경매는 부동산을 거주자로부터 인도받는 과정에서 추가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낙찰가격은 일반적으로 급매 가격보다 10~20% 정도 낮게 형성된다.

이처럼 감정가격 10억 원 이상의 아파트 가운데 절반 가격으로 떨어져 경매를 기다리고 있는 사례는 모두 15건으로 이 중 8건이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이다.

전문가들은 주택시장이 침체기인 데다 이들이 대형에 고가인 점을 들어 쉽게 낙찰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최근 들어 삼성동 아이파크나 타워팰리스 등 랜드마크 아파트들도 2회 유찰되는 등 중대형 아파트의 거래가 부진하다"며 "낮은 가격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팀장은 "호황기 가격 상승을 이끌던 지역으로 구성된 선도아파트 50지수의 하락폭이 일반 아파트보다 크다는 점에서 보듯 인기 지역이라고 해서 주택 불황의 사각지대로 남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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