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오는 12일 열리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의견이 대세를 이뤘지만, 3년4개월 만에 금리인하 전망이 제기됐다.

연합인포맥스가 이달 2일부터 6일까지 국내외 15개 금융기관과 경제연구소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4개 기관이 이달 금통위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연 3.25%로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1개 기관은 25bp 금리인하를 점쳤다.

전문가들은 그리스와 스페인에 대한 우려 등 유로존 위기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경기의 하방 리스크도 더욱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기대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승 압력이 여전한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될 만큼 국내 펀더멘털이 훼손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일부 전문가는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정책에 대한 정책 공조 차원에서 이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동결 대세 속 '인하' 등장= 설문에 응답한 15개 기관 중 한 개 기관을 제외한 전문가들이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이들은 유로존 재정위기가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도 이어진 데 따라 국내외 경기 하방 리스크가 더욱 확대된 것으로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서도 잠재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고, 가계부채 등의 문제들을 고려할 때 금리인하 결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윤기 대신경제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주요국의 경제성장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중앙은행들의 정책금리 인하 조치가 이어지고 있으나, 국내 경제여건은 당장 통화정책 변화를 줄 만한 상황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신동준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상치 못한 급박한 상황 발생 시 컨틴젼시 플랜 하에서 금리인하가 고려될 수는 있지만, 실제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이달 금통위의 선제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제기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인하 조치 속에 정책 공조 차원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정책 공조 측면에서 경기 안정의 필요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유럽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중국마저 금리를 낮추면서, 한국의 통화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8월 금리인하를 유력하게 보고 있었으나, 7월에도 금리인하 가능성이 열린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연내 '동결', '인하' 혼조 = 전문가들은 연내 기준금리 전망에 대해 동결 기조 연장과 인하 등으로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 하방 리스크 확대 속에 연내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가계부채의 대내적 문제 속에 금리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임노중 솔로몬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대인플레이션 수준이 3.7%로 여전히 높고, 도시가스, 전기료 인상과 향후 국제유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커 물가안정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은이 상당기간 기준금리를 움직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예측했다.

이성권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미스트는 "금리인상이 어려운 이유는 국내 경기가 하강 국면을 나타내고 있고, 유로 정상회의 등을 통한 대응책 마련에도 불구하고 유로존 위기가 상당 부분 상존해 있다는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음으로 금리인하가 어려운 이유는 가계부채 문제가 여전히 국내 경제의 현안 이슈로 잠복 중이다"고 평가했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대내외 경제 지표는 둔화되나 상저하고는 유지되는 가운데 소비자 물가는 낮은 수준이나 하반기 역기저효과 예상되며 기대 인플레 하락도 멈췄다"고 진단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 방향에서 거시 정책은 최대한 유지하겠다고 밝혀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 낮다"고 내다봤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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