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완화에 나서던 세계 중앙은행들이 속도를 낼 필요가 줄고 있다는 우려에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7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전장 대비 15/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5.3bp 오른 연 1.843%에 거래됐다. 이는 6월1일 이후 최고치다. 이달 24bp가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에서 1.2bp 상승한 0.884%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6.2bp 높은 2.599%를 보였다.

10년과 2년물 국채수익률 차이는 전일의 91.8bp에서 이날 95.9bp로 벌어져, 수익률 곡선을 세웠다.

국채가격은 유럽장에서 이미 낮아진 데다 미국 경제지표 발표 후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다시 커지면서 가파르게 하락 출발했다.

선진국 국채가는 아시아장에서부터 일본은행(BOJ) 총재가 "장기채 수익률 상승은 이상하지 않다"고 말한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축소 우려가 지속해 일제히 내렸다. 영국의 경제성장 호조도 이런 흐름을 강화했다.

10년 만기 독일과 영국 국채수익률은 각각 7bp와 10bp가 오른 0.1615와 1.259%에서 거래됐다.

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인 영국의 지난 3분기(7~9월) 국내총생산(GDP) 예비치가 전분기보다 0.5%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4% 증가를 웃돈 결과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아주 좋지 않았지만 연준의 연내 금리 인상 기조를 꺾을 정도는 아닌 것으로 평가됐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78%를 회복했다. 전일은 74%였다.

BMO캐피털마켓츠의 애론 콜리 전략가는 "채권시장은 다양한 각도에서 매도압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월22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감소해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상황임을 나타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25만8천명(계절 조정치)으로 전주보다 3천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 조사치는 25만5천명이었다.

지난 9월 펜딩(에스크로 오픈) 주택판매도 서부와 남부지역 수요 증가로 전달의 감소세를 딛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9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1.5% 상승한 110.0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코노데이의 조사치는 1.0% 상승이었다.

펜딩 주택판매 결과는 한 달 혹은 두 달 안에 기존 주택판매 결과에 반영된다.

제조업 경기는 여전히 부진했지만 WSJ 조사치보다는 나은 점이 주목받았다.

지난 9월 미국의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 수주가 감소해, 미 제조업이 부진한 상태임을 보여줬다. 9월 내구재수주실적이 전월 대비 0.1% 줄어, WSJ 조사치 0.6% 감소는 웃돌았지만 마켓워치 조사치는 0.1% 증가에는 못 미쳤다.

내구재수주는 올해 9개월 동안 전년 같은 기간 대비 0.4% 감소했다.

핵심 자본재 수주는 1.2% 감소했다. 지난 3개월 동안은 내내 증가했다. 이는 2월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 폭이다. 올해 들어서는 3.9%가 줄었다.

물가 우려도 국채가 약세에 한몫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와 물가연동국채(TIPS) 간 수익률 차이(BER, break-even rate)가 1.73%포인트로 올해 들어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6월에는 1.36%포인트, 이달 6일에는 1.65%에 불과했다. 이는 국채시장 참가자들이 앞으로 10년간 평균 물가가 1.73%에 달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이 차이가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향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7년물 입찰에서 수요가 일정 부분 확인되면서 낙폭을 소폭 줄였다.

미 재무부는 280억달러 어치의 7년만기 국채를 연 1.653%에 발행했다. 지난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49배를 보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61.5%로 올해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3.2%로 5월 이후 최고점을 기록했다.

입찰 직후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입찰 전보다 소폭 오른 1.857%를 보였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아직 초장기 저금리 주기가 끝났다고 선언하는 것을 주저하면서 2%선을 넘어서는 10년물의 급등세를 전망하지는 않았다. 10년물은 1981년 18%로 최고점을, 지난 7월 1.366%에서 최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는 2.273%였다.

유나이티드네이션스페더럴크레디트유니언의 크리스토퍼 설리반 최고운용책임자는 "초저금리 주기는 거의 끝에 다다랐지만, 고령화, 저성장, 연준의 느린 금리 인상 속도 때문에 채권 수익률은 계속 오를 수가 없다"고 진단했다.

설리반은 "10년물 국채수익률 2%에서는 매수세가 나올 것이다"며 "그 이상 수익률을 오르게 할 시장의 힘은 제한적일 것이다"고 강조했다.

라보뱅크의 마이클 에브리 헤드는 "통화정책이 상대적으로 긴축으로 바뀌는 변화가 있다"며 "이는 명백히 주가는 낮추고, 채권 수익률은 올릴 것이다"고 말했다.

에브리는 게다가 재정정책의 잠재 위험은 채권 수익률을 더 올릴 것이라며 하지만 채권 수익률이 급등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은 조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BMO캐피털은 10년물 수익률 1.846%는 지난 1년간 움직임의 50% 되돌림 지점이라며 이날 볼린저밴드의 상단인 1.867%까지 장중에 올랐으므로 1.89%로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 지점이 뚫리면 61.8% 되돌림 지점인 1.971%가 다음 목표로 제시됐다.

웰스파고의 보리스 라쟈빈스키 디렉터는 10년물 수익률이 1.85%나 그 이상에서 머물지와 1.75%로 하락할지는 많은 불확실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라쟈빈스키는 "요점은 중앙은행들이 단기적으로 많은 경기부양책의 사용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며 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이 상당한 규모로 경기 활성화 용도의 재정투자 포괄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발표를 앞두고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예측 모형인 'GDP 나우'는 이전보다 0.1%포인트 높아진 2.1%의 예측치를 내놨다.

마켓워치 조사치는 2.9%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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