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연말 달러-원 환율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2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연말께 1,170원대로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과 1,150원대 언저리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맞물리고 있다.

연말 환율 1,170원대 전망을 제시한 외환딜러들은 대내외 변수가 합쳐지면 달러-원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그만큼 환율 고점도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대통령선거, 연내 금리인상, 유럽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등 불확실성 요인이 연말에 몰려있다. 12월에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다이버전스가 심화된다면 그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대내 요인도 그다지 원화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정치적 리스크와 함께 대기업의 잇딴 리스크 요인도 간과할 수 없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사태와 현대차 파업, 조선업체 구조조정 등이 연말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A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1,140원대로 올라섰지만 신규 롱포지션이 구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미국 대선은 물론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대기업 중심의 악재들로 불확실성 요인이 너무 많아 레인지를 높여 잡고 있다"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의 다른 외환딜러도 "미국 금리인상에 제한적이나마 반영하겠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불확실성 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 감소, 외국인 채권 투자 감소 등을 고려하면 대세 하락 전망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달러화가 1,150원대를 웃돈 후에는 상승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미국 금리인상이 연내 한 차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조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1차적인 이유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예상치에 부합할 때까지는 현재의 완화적인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이른바 '고압경제'를 내세우고 있다.

그만큼 긴축 기조가 가파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셈이다.

이미 미국 금리인상이 서울환시에서 달러-원 환율에 어느 정도 선반영됐다는 인식도 전망을 뒷받침한다. 달러화가 1,150원대를 웃돌면 대기하고 있는 달러 매물이 꽤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대선 이후 미국의 새 정부가 달러 약세를 선호할 것이라는 관측도 달러화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한 몫하고 있다.

C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기술적으로는 구름대 위로 올라온 상황이라 달러-원 환율이 상승 쪽으로 추세를 보일 수 있다"며 "그러나 연말께에는 1,150원대 부근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연말에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바로 완화적 코멘트로 이어질 수 있어 달러화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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