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유로화의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재정환율 관련 원화 매수가 원화에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9일 유로존 우려로 촉발된 유로화 약세와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달러-원 환율도 동반 상승하고 있으나, 향후 유로-원 환율 하락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로-원 재정환율은 6월초 1,460원대에서 1,400원대로 떨어졌다.

이는 유로화의 약세로 유로-달러 환율이 하락했으나, 유로화 약세에 비해 원화 약세가 제한되면서 달러-원 환율 상승폭도 적었기 때문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으나, 펀더멘털 측면에서 원화가 지지되고 있다는 얘기다.

딜러들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환시를 좌우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로화 약세와 위험통화에 해당하는 원화 강세에 베팅하는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유로-원 환율 하락에 기댄 원화 매수가 유입될 여지도 있다고 추정했다.

A은행의 한 딜러는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원도 함께 올랐고 지금은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크기 때문에 달러-원이 떨어지기도 어렵다"면서 "다만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달러-원 환율이 크게 올라갈 이유도 크지 않다"고 추정했다.

그는 "다만 채권투자자금을 위주로 유럽에서 이탈한 자금이 다시 원화채권을 매수하는 경향도 감지되고 있다"며 "유로화로 자금을 조달한 뒤 원화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유로 캐리 트레이드와 비슷한 맥락이다"고 평가했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유로-원 환율의 낙폭이 커지고 있으나, 유로화와 원화의 방향성이 엇갈리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유로화 캐리자금에 의한 것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다소 이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유로 캐리 투자자금이 국내로 유입되면서 달러-원 환율도 낙폭을 키운 적이 있었다"며 "글로벌 위험자산 회피심리를 고려하면 아직 관련된 자금이동이 본격화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위원은 "일부에서 유로 캐리 크레이드의 성행 가능성을 전망하기도 하지만, 글로벌 경기우려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극도로 억제될 수 있는 만큼 시기상조"라고 "크로스 통화 매도와 관련된 원화 매수세도 유로-원 환율의 중요한 지지선인 1,400원에 근접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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