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스위스중앙은행을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원화채 매입이 활발해지면서 원화 강세 기조가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채권 자금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이에 따라원화채와 더불어 원화도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인식될 수 있을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지난 6월9일부터 9일까지 달러대비 원화는 2.82% 절상됐다. 같은 기간 3.17% 절상된 필리핀 페소화 다음으로 아시아통화 중 눈에 띄게 강세를 보인 셈이다.







<월중 달러대비 아시아통화 절상,절하폭>



▲스위스 등 원화채 매수기조 지속 = 최근의 원화 강세 기조는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이 가장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외국인 원화채권 매수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6월중 스위스가 1조1천3338억원, 중국이 1천911억원, 노르웨이가 1천813억원 어치 상장채권 순투자를 기록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도 채권 자금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나타났다.

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외국인이 6월에 국고채 만기가 5조원 넘게 도래했음에도 대거 통안채로 갈아탔다"며 "채권 자금은 장기로 들어오는데다 지난달 말부터 꾸준히 증가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자금 유입 증가속도는 6월보다 둔화됐으나 앞으로도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본다"며 "스위스 역시 외환보유액에서 원화채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화채ㆍ원화, 상대적 안전자산? = 시장 참가자들은 외국인 원화채 매수 기조에 원화에 대한 상대적 안전자산 인식이 깔려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외국인 원화채 투자로 인해 위험통화로 분류되던 원화까지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인식하고 환포지션을 지속적으로 오픈할지는 다소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원화 강세에 대한 기대심리가 작용하는 것일 수도 있으나 유로존 우려가 촉발될 경우 원화는 언제든지 출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채권 자금에 의한 원화 강세가 원화에 대한 상대적 안전자산 인식보다 중앙은행 자금 유입 효과라고 풀이했다.

이는 최근 외국인 채권 자금이 주로 선진국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유입되면서 환헤지를 하지 않고 직접 유입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견해다. 이 경우 단기 자금에 비해 장기간 원화 강세를 이끌 수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원화채 투자는 일반 외국인 투자자들도 있지만 선진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투자 다변화의 일환"이라며 "이들 중앙은행자금의 경우 환베팅의 성격이 강하지 않아 원화에 대한 포지션을 오픈하고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 기조 유지 가능성은 = 환시 참가자들은 외국인 채권자금이 원화 강세 기조를 견인할 수 있으나 아직 추세를 형성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원화를 둘러싼 금리 인하 기대감이 조금씩 불거지고 있는데다 외국인 주식 순매수 기조는 아직 약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증시 따라 달러-원 환율이 등락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불거지면 달러-원 환율은 하방 경직성을 보일 수 있다"며 "이에 원화 강세 기조가 추세를 형성했다고 보기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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