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전년 동기 대비 절반으로 급감한 2분기 은행권의 순이익이 3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으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할 수 있는 데다, 내년 바젤Ⅲ 도입을 앞두고 우량차주 중심의 금리경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10일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KB금융과 신한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와 기업은행, 외환은행의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총 2조3천804억원이었다. 최근 두 달간 발표된 증권사들의 보고서를 종합한 결과다.

이같은 2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전분기(4조1천944억원)보다 1조8천140억원(43.2%)이나 급감한 규모다. 이는 전분기 발생했던 하이닉스 지분매각 차익이나 외환은행 염가매수 차익과 같은 일회성 요인이 2분기에는 없기 때문이다.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며 은행권의 순이익이 감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0.89%였던 대출 연체율은 올해 5월 말 1.37%로 급등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총이익(이자이익+비이자이익)은 지난해와 별반 차이가 없지만 판관비와 대손비용(충당금+준비금)이 증가하면서 은행권 순이익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양상이다"며 "가계부채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대출시장 확대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3분기에도 은행권의 순이익은 별반 사정이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031)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와 기업, 외환은행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총 2조6천72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와 이에 따른 NIM 하락 가능성이 3분기 실적의 가장 큰 변수라고 진단했다. 내년 도입되는 바젤Ⅲ를 앞두고 위험 가중자산을 줄이고자 은행들이 우량차주에 대한 금리를 하향조정하며 수익성도 악화될 것으로 점쳐졌다.

다만 기준금리가 인하되지 않으면 NIM이 하락하지 않으며 순이익도 견조한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3분기 기준금리가 인하되지 않으면 NIM은 하락하지 않을 것이다"며 "3분기 실적도 전분기보다 개선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3분기 자산성장폭이 전분기보다 커질 것으로 보이며 충당금 부담도 줄어들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집단대출 연체 장기화에 따른 부실채권(NPL) 증가와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재조정, 채무상환능력 취약 계층에 대한 리스크 관리 등이 은행권 수익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감독당국의 금융소비자 보호 중심의 규제정책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데다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로 국내 실물경제 회복속도가 부진한 점도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은행권 순익에 부담을 줄 것이다"고 내다봤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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