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삼성전자 주가가 장기간 조정 국면에 머무르면서 거품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삼성전자가 좋은 주식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올해 안에 삼성전자 주가가 200만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대해선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0일 삼성전자 주가는 112만6천원(9일 종가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140만원을 돌파했던 지난 5월 초 대비 30만원, 20%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두달 새 207조7천억원에서 165조9천억원으로 41조8천억원가량 줄었다.

지난 3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등 외국계를 시작으로 국내 리서치 센터들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200만원으로 제시했으나 최근 이 같은 움직임은 다소 주춤해지고 있다.

한화증권은 지난 2일 삼성전자 목표가를 종전 200만원에서 18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기업 자체가 가지는 펀더멘털 훼손은 없지만 거시환경과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에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며 "다만 현 시점보다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은 적다"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지난 6월 삼성전자 목표가를 195만원에서 170만원으로 낮췄다.

반도체 실적 개선 지연, 글로벌 수요 둔화, 경쟁업체의 주가하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하향이 목표가 하향조정의 주된 이유다.

삼성전자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지만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한 실적이 발표된 현재, 아직까지 삼성전자 목표가는 상향 조정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의 거품 논란의 핵심은 그동안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삼성전자=코스피'라는 개념이 형성되어 있다는 데 있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삼성전자가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보니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매수는 한국 시장을 사는 개념으로 인식돼왔다"며 "기업의 경쟁력은 여전하지만 국내 시장의 매력 자체가 떨어지면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도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가 갤럭시의 힘으로 5분기 연속 영업익이 상승하고 있지만 하반기 아이폰5 출시와 현재 진행중인 소송 리스크 등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 200만원을 돌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시기의 문제일 뿐 삼성전자 주가 200만원, 시가총액 300조 시대에 대한 기대는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최정용 에셋디자인투자자문 대표는 "삼성전자를 가치주로 봐야 하는 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봐야하지만 아직 보여줄 게 많은 주식인 것은 맞다"며 "휴대전화를 제외하고 세계 시장에서 1등으로 올라설 수 있는 섹터가 많다는 점이 현 주가의 저평가를 말해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세계 경기 전개 방향과 상관없이 가장 매력적인 주식"이라며 "경기 불황기에는 애플과 더불어 가장 견조한 실적을 시현하는 기업으로, 경기 회복기에는 높은 시장 점유율 등을 바탕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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