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이 이미 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CNBC는 9일(현지시간)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국제 금융시장이 우려하는 미국의 재정절벽 현상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재정 절벽'이란 정부의 재정지출이 갑작스럽게 줄거나 중단돼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을 일컫는다.

많은 이코노미스트와 투자자들에 따르면 기업들은 연말에 세금인상과 재정지출 감축 등을 예상하면서 지출을 억제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또 많은 기업이 재정절벽을 우려하면서 투자와 고용계획을 접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기업들은 미국의 재정정책이 긴축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낮아질 것에 대비하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1·4분기에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1.9%를 기록한 것이 올해의 가장 높은 분기별 성장률일 것으로 내다봤다. BoA는 미국의 2분기와 3분기 GDP 성장률이 각각 1.5%와 1.3%로 둔화할 것으로 점쳤다.

BoA-메릴린치의 미쉘 메이어와 경제학 부문 전문가들은 고객들에게 보내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재정절벽이 연말에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오는 몇 달 안에(미국의 대통령선거 전에) 재정절벽의 충격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업들이 (재정절벽의 여파를 피하고자) 지출계획을 더 광범위하게 수정하는 것은 시간문제다"라고 언급했다.

레반탈 애셋 매니지먼트의 제임스 레반탈은 "투자 포트폴리오 중 25% 이상을 현금과 변동성에 대비하는 상품에 투자했다"며 "올해 여름이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레반탈은 "유럽과 중국의 경기가 둔화하는 데 이어 미국의 경기도 둔화하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대선이 다가오면서 정치적인 문제들이 생겨나면 미국의 경기둔화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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