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일본 최대 투자은행(IB) 노무라의 명성이 내부자 거래 추문으로 흔들리고 있다.

최근 기업들의 채권 발행에서 주관사 자격을 잇달아 박탈당한 데 이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고까지 받은 까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미국시간) 일본주택금융공사가 오는 9월 말 발행하는 30년 만기 채권의 발행 주관사에서 노무라를 이날 제외했다고 보도했다.

공사는 MUFJ 모건스탠리가 단독 주관을 맡도록 했다.

공사 측은 이에 대한 이유를 밝히기를 거부했다.

지난주에는 일본의 국책은행인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이 노무라를 채권 발행 주관사에서 교체했고, 레소나 홀딩스도 자회사가 발행하는 250억엔(약 3천600억원)의 후순위채 주관사에서 노무라를 뺐다고 저널은 전했다.

노무라는 지난달 일본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인 JT(Japan Tobacco)의 상장(60억달러 규모)에서도 주관사를 맡지 못했다.

명실상부한 일본 최고의 IB로 통하는 노무라가 잇따라 채권 발행과 상장 주관사에서 빠지게 된 것은 노무라가 일본 증권계를 흔든 내부 정보 유출 스캔들에 휘말리고부터다.

노무라는 지난 2010년 도쿄전력 등 세 건의 상장과 관련된 내부자 거래에 직원들이 연루됐다는 혐의를 지난 3월부터 받았다.

노무라는 결국 지난달 29일 일부 직원들이 상장 정보를 사전에 흘렸다고 시인하고, 담당 임원 2명의 해임과 주식 영업부의 일시 영업 중단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

일본 금융당국은 노무라와 함께 일본 3대 증권사에 속하는 다이와증권과 SMBC 닛코 증권에서도 정부 누설이 발생한 점을 잇달아 발각했다.

무디스는 이날 노무라가 DBJ의 채권 발행 주관사 자격을 박탈당한 것은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일본의 국내 채권발행은 이윤이 낮은 사업이어서 회사의 수익성에 미치는 즉각적인 영향은 적을 것"이라면서도 노무라의 명성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바클레이즈의 오노 아즈마 애널리스트는 "내부자 거래에 연루된 것이 의심할 바 없이 노무라에는 걱정거리가 됐다"면서 "노무라는 앞으로 채권 발행 주관사에서는 추가로 배제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주식 영업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노무라의 강한 영업력을 고려하면 중요한 상장에서 배제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저널은 노무라가 이날 발행금리를 책정하는 다케다제약의 달러채 발행에도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노무라는 올해 일본 주식자본시장(ECM)과 채권자본시장(DCM) 주관 실적에서 각각 1위와 3위를 달리고 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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