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투자자들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부채 위기를 피하고자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독일, 프랑스, 덴마크 등의 단기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독일 정부는 9일(현지 시간) 6개월 만기 국채 33억유로 어치를 사상 최저 금리인 -0.03%에 발행했다. 투자자들은 사실상 독일 국채에 안전자산이라는 특권을 부여했다.

프랑스 정부도 이날 입찰을 통해 60억유로(약 8조4천억원) 어치의 6개월 만기 국채를 금리 마이너스(-) 0.05%와 0.06%에 매각했다.

프랑스가 단기 국채를 마이너스 금리에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들이 비싼 독일과 네덜란드 국채를 피해 다른 투자처를 찾다가 프랑스 국채를 매수했다고 풀이했다.

네덜란드 채권 발행국은 이미 마이너스 금리에 국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날 덴마크도 9억달러어치의 2년물 국채와 10년물 물가변동채를 마이너스 금리에 발행했다. 유럽연합(EU) 소속이지만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은 덴마크의 신용등급은 'AAA'다.

덴마크 중앙은행은 2년물 국채 6억달러어치를 -0.05%에 발행했고 10년물 물가연동채 3억달러어치를 역시 -0.05%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물가연동채는 지난달에도 발행 금리가 -0.14%를 기록했다.

유럽 한 쪽이 이처럼 웃고 있을 때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재정 부실국은 치솟는 금리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7.10%까지 오르며 마지노선인 7%대를 다시 돌파했다. 이날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는 6.093%로 6%대로 뛰었다.

이 가운데 일부 대형 머니마켓펀드(MMF)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예금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유럽펀드에 대한 신규 투자를 청산하거나 제한했다.

라보뱅크의 픽스트인컴 스트래티지스트는 "ECB가 행한 극단적인 통화정책 조치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ECB는 지난주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면서 예금금리도 25bp 낮은 0.00%로 조정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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