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부동산 시장이 투기성 버블 양상을 보인다는 지적들이 잇따랐지만, 이는 주요 도시의 수요-공급 불균형으로 초래된 것으로 전국적인 시장 버블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래리 후 맥쿼리증권 중국 경제 담당 헤드는 "강한 주택 가격 랠리는 전국적인 현상이 아니다"라며 "전체 시장을 하나의 거대한 버블로 생각하기보다 수요-공급의 불일치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의 올해 토지 공급량은 4천100헥타르로 이 중 1천200헥타르가 주택용지로 배정됐다. 베이징 토지 공급량 4천100헥타르도 6년째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주택용지로 배정됐지만, 택지 분양도 더디기만 하다.

중국지수연구원에 따르면 베이징 지방정부는 올해 들어 10개 택지를 분양하는 데 그쳤으며 이는 면적으로는 108헥타르에 불과하다.

이 중에서도 공용 주택용 택지 등을 제외한 민간 주택용 택지는 44헥타르에 그친다. 이는 신규 주택 1만2천200채를 지을 수 있는 용지와 맞먹는다.

같은 기간 베이징에서 거래된 신규 주택 매매량이 9만4천921채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수요보다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베이징이 연간 택지공급 목표치를 달성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공급량이 이같이 수요에 못 미치는 것은 1선도시의 규모를 통제하고, 중소형 도시를 육성하려는 정부 당국의 의지 때문으로 해석했다.

베이징 토지 당국도 시의 택지 공급안은 올해 수도 기능을 단순화하고 인구를 통제하며, 택지 공급을 축소하려는 정부의 목표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 당국은 지난 6월 초부터 9월 중순까지 거주용 택지를 한 곳도 분양하지 않았다.

결국, 공급은 부족한 데 도시로 인구는 계속 밀려들면서 주택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이다.

상하이시도 마찬가지다. 상하이시는 지난 9개월간 272만㎡의 거주용 택지를 분양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당 택지 가격은 1만532위안에서 2만3천966위안으로 폭등했다.

상하이시는 여전히 농업용 토지가 전체 도시의 절반을 차지하며 산업용과 택지용 토지는 각각 전체의 28%, 36%에 불과하다.

상하이시의 택지율은 2.5배로 홍콩이나 뉴욕과 같은 국제도시의 5~10배보다 크게 낮은 편이다.

맥쿼리의 후 헤드는 "상하이는 지난 1년간 택지 한 곳을 분양하는 데 그쳤다"라며 이 때문에 "해당 택지의 땅값은 매우 높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버블이 아니다"라며 "이는 공급 부족일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상하이시는 지난 10월 도시 인구를 250만 명 이내로 유지하고 2040년까지 도시 면적을 3천200㎢ 내로 유지한다는 내용의 도시계획 초안을 승인했다.

이는 상하이시에 새롭게 늘어날 택지가 거의 없다는 의미이며 오히려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상하이의 개발업체 신성발전홀딩스의 오우양 지에 부사장은 택지가 기본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은 상하이의 주택 가격이 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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