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알리바바가 이번 분기에도 강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9월 30일로 끝난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한 51억4천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줄어든 11억4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분기 순이익에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알리바바의 작년 2분기 순이익에는 헬스제약 사업부의 지분 재평가에 따른 회계상 이익 증가분이 반영됐다.

따라서 이를 제외할 경우 작년 분기 순이익은 6억4천만 달러로 이와 비교하면 이번 분기 순이익은 78%가량 늘어났다.

외신들은 일제히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에도 알리바바가 강한 실적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 전자상거래 매출 주도…클라우딩 분야 급성장

회사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주요 사업인 전자상거래 부문의 매출이 강한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또 클라우드컴퓨팅과 엔터테인먼트와 사업 부문이 모두 세 자릿수 성장률을 보인 덕분이다.

차이충신(蔡崇信) 알리바바 부회장은 견조한 실적은 "중국의 소매시장이 매우 탄탄했기 때문"이라면서 클라우딩 컴퓨팅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규모와 시장 포지션 측면에서 진가를 발휘했다"고 자평했다.

알리바바의 핵심 사업부인 전자상거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한 42억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의 성장률이 3분기에도 6.7%로 반등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음에도 중산층의 성장으로 온라인 거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모바일 전자상거래 시장이 커지면서 많은 중산층 등의 상당수가 스마트폰을 통해 구매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이 주목하는 부문은 클라우딩 컴퓨팅 분야다.

이번 분기 클라우딩 컴퓨팅 분야에 유료 고객 수는 65만1천 명으로 전 분기의 57만7천 명에서 13%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클라우딩 컴퓨팅 분야의 매출은 2억2천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0% 늘어났다. 전 분기 증가율 156%보다는 둔화했지만, 여전히 세자릿수의 빠른 성장세를 지속했다.

매기 우 알리바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알리클라우드 유료 고객의 50% 이상이 "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기업들이다"라고 소개했다.

클라우딩 컴퓨팅 분야는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지만, 손실 폭은 크게 감소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전 분기 1억5천800만 달러 손실에서 이번 분기 5천700만 달러 손실로 축소됐다.

도이체방크는 알리클라우드의 유료 고객 수가 2017 회계연도에 1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은행은 알리클라우드의 장기 영업마진을 20% 이상으로, 알리클라우드의 사업가치를 166억 달러로 전망한 바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2년 뒤면 알리바바의 클라우딩 분야가 수익성을 갖춰 알리바바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10월 말 클라우딩 컴퓨팅 상품 가격을 최대 50%까지 인하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알리바바가 시장 점유율을 높여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알리바바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분야도 비디오 스트리밍 사이트인 유쿠투더우(優酷土豆)의 성장 덕에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다.

엔터테인먼트 사업부의 매출은 5억4천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다만 높은 콘텐츠 비용 탓에 여전히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2억1천100만 달러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



◇ 알리바바에 대한 시장 우려 여전…의혹 해소가 관건

알리바바의 고성장에도 회사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알리바바에 대한 시장의 의혹은 올해 5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알리바바에 물류 관련 회계 자료와 중국의 최대 쇼핑이벤트인 '광군제 관련 경영 자료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애널리스트들은 그동안 알리바바가 주요 물류 자회사의 실적을 회사 실적에 반영하지 않아 손실을 감춰왔으며,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인 총거래액(GMV) 산출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실제 이러한 우려는 이번 컨퍼런스 콜에서도 다시 불거졌다.

애널리스트들은 주초 나온 뉴욕포스트 기사와 관련해 회사의 해명을 요구했다.

뉴욕포스트는 앞서 알리바바의 내부고발자가 SEC의 조사를 돕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내부고발자는 아주 높은 중역급이며 연초 조사를 촉발한 장본인이라고 전했다. 다만 신문은 이 내부고발자가 여전히 알리바바에 근무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그는 보상을 바라고 SEC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이 부회장은 "뉴욕포스트 기사가 사실에 기반을 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그 점에 관해, 실제 뉴스가 있으면 모두에게 새로이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알리바바는 당국의 조사에 매우 "투명한"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이 부회장은 뉴욕포스트의 기사가 광군제를 앞두고 공매도 투기꾼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광군제를 앞두고 회사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이들이 주의를 분산시키려 한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WSJ은 알리바바 주식에 대한 공매도 규모가 9월 말에 역대 최고치인 129억 달러까지 증가했다가 현재 119억 달러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알리바바의 공매도 규모는 올해 들어 49%가량 증가했으며 대부분 하반기에 늘어난 것이다.

알리바바의 주가는 실적 발표 후 뉴욕 정규장에서 2.61% 하락한 데 이어 시간외 거래에서도 1.05% 추가로 떨어졌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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