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LG전자의 부채비율이 200%에 육박하면서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부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3일 LG전자에 따르면 3분기 말 LG전자의 부채비율은 196%로 전분기의 184%에 비해 12%P나 상승했다. 작년 말에는 180%를 나타냈다.

부채비율은 200%를 넘어서면 위험 수준으로 평가되는 데 이 수준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차입금 비율 역시 2분기 67%에서 3분기에 72%로 높아졌다. 순차입금 비율은 44%로 2분기의 45%보다 소폭 낮아졌다.

3분기에 매출에서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2.9%까지 높아졌다. 작년 1분기 19.9%로 20%를 밑돌았던 것에서 23%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오른 것이다.

부채비율은 상환해야 할 부채와 비교해 자본이 어느 정도 준비됐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재무건전성과 안정성을 보여준다.

LG전자는 "차입금의 증가 및 해외 사업장 외화환산차로 인한 자본 감소로 부채비율과 차입금 비율이 증가했지만, 현금흐름 개선으로 순차입금 비율은 전분기대비 감소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재무상태가 계속해서 나빠진 것은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부의 적자 악순환 때문이다. 작년 2분기 이후 이어진 누적 적자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3분기 LG전자의 실적을 분석하는 보고서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G5와 V10의 수요 둔화 때문에 LG전자의 재무상태가 큰 타격을 입었다"면서 "LG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효율화하고 시장의 우선순위를 매길 필요가 있다. 2017년 회복을 위해서는 구조개편도 필요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3분기에 LG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1천350만대로 전년대비 9% 줄었다. 주력시장인 북미에서 14% 증가했지만, 한국시장에서는 41% 역성장했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LG전자의 휴대폰 판매량은 1천990만대로 2천만대 가깝게 팔렸고, 스마트폰은 1천540만대 팔렸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1분기에 휴대폰은 1천660만대 팔리는 데 그쳤고, 스마트폰 판매량도 1천350만대로 떨어졌다.

스마트폰이 전년대비 100만대 이상 덜 팔리는 구조적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3분기에는 MC사업부의 매출액 역시 2조5천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1분기 2조9천억원을 제외하고는 최근 몇 년 사이 3조 미만의 매출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하반기에 MC사업부가 최악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며 내년에는 구조조정 노력 덕분에 손실폭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험난한 영업환경을 고려하면 얼마나 나아질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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