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 감독 당국이 도이체방크의 화하은행 지분 매각을 승인하면서 도이체방크가 자산 매각에 따른 수익금을 본국으로 갖고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하은행은 이날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가 최근 화하은행의 도이체방크 지분 19.99%를 중국인민재산보험의 홍콩계열사에 전량 매각하기로 한 결정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도이체방크가 2008년 모기지저당증권(MBS)을 부실판매한 혐의로 미국 정부에 140억 달러의 벌금을 물어낼 위기에 처하면서 자본 우려가 불거지자, 자본확충을 위해 작년 12월 매각한 화하은행의 매각 수익금에 대한 우려가 커진 바 있다.

중국 외환 당국이 자본통제를 강화하면서 도이체방크가 해당 수익금을 갖고 나오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다.

외신들은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위안화 안정을 위해 대규모 자금유출을 꺼린다며 매각 수익을 한번이 아닌 여러 묶음으로 나눠 송환하는 방법을 도이체방크에 제안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은감회의 이번 매각 승인은 도이체방크의 화하은행 지분 매각을 마무리 짓는데 결정적인 조치로 해석된다.

도이체방크도 이날 규제 승인을 확인해줬으며 관련 법과 규정에 따라 해당 거래를 완료하고 지분 이전을 위한 남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당국의 승인은 올해 중반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승인에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 셈이다.

도이체방크 측은 그동안 당국의 승인 지체에도 올해 말까지 매각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거래액은 대략 40억 달러로 도이체방크의 재정 상황을 바꿀 '게임체인저'는 되지 못하겠지만 기본자본(Tier1) 비율을 40~50bp가량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WSJ은 전했다.

도이체방크의 Tier1 비율은 9월 말 기준 11.1%이며 화하은행의 매각 자산뿐 아니라 다른 미해결 자산 매각분까지 합산할 경우 Tier1 비율은 11.7%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은행은 2019년까지 수익 강화와 자산 매각 등을 통해 Tier1 비율을 최소 12.5%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