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11일 진행되는 총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번 총파업 투표의 핵심 이슈에는 조합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KB금융과 우리금융, 농협금융지주가 이해 당사자로 걸려 있다. 금융노조는 임금단체협상(임단협) 교섭 결렬과 함께 우리금융 메가뱅크 재추진과 농협 양해각서(MOU) 체결을 문제 삼고 있다.

다만 총파업이 현실화돼도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KB금융과 우리금융, 농협금융 외에는 파업 참여율이 낮을 가능성이 큰 데다 금융전산시스템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때문이다.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35개 지부 9천여 분회에서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나선다면 2000년 7월 이후 12년 만이다. 파업 예정일은 오는 30일이다.

성낙조 금융노조 대변인은 "쟁의 찬반 투표에서는 80% 이상 찬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사용자 측이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지 모르겠지만 찬반투표가 통과되면 오는 30일 단 하루를 파업하더라도 업무를 전면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조합원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KB금융과 우리금융, 농협금융이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 은행 업무에는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현재 전국 금융노동자 15만여명 중 9만여명이 금융노조 소속이다. 국민은행은 전체 조합원이 1만7천300여명으로 이 중 80% 이상이 지점에 배치돼 있다.

신한은행도 영업점 직원 1만여명 중 70% 이상이 조합원이며, 하나은행도 6천여명의 조합원 중 80%가량이 영업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조합원 비중이 작아 영향력이 크지 않았던 지난해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장기 파업 때와는 상황이 다른 셈이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총파업이 예정대로 이뤄져도 참여율이 높지 않아 영업점이 정상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내다봤다. KB금융과 우리금융, 농협금융 정도를 제외하면 이번 파업에 현안이 걸려 있는 은행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노조의 이번 총파업 사유에는 2012년 임단협 교섭 결렬과 함께 우리금융 메가뱅크 재추진 저지와 농협 양해각서(MOU) 체결 무효화 등이 있다.

금융권이 마지막으로 총파업을 벌였던 2000년에도 전체 조합원 8만3천여명의 20% 이하만이 파업에 동참했다. 전체 은행원 대비로는 12.1%에 그쳤고 대체 인력과 본부 직원 투입으로 영업점은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당시에도 파업 쟁점인 금융지주회사법이 조흥과 한빛 등 몇몇 은행의 이해와 직결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은행들의 이탈이 이어졌다.

금융전산시스템도 정상적으로 가동돼 폰뱅킹과 인터넷뱅킹, 자동화기기(ATM) 등을 이용하는 데는 불편이 없을 전망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전산시스템 가동에 차질을 일으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는 오는 13일 오전 10시30분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된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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