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지난 6월 A증권에 근무하던 40대 중반의채권팀장 C씨가 급작스럽게 사망했다.

유족은 과로사 가능성을 주장했지만 사측은 개인의 건강관리 소홀로 인한 사망이라며 내부 진화에 나섰다.

앞서 C씨는 금융당국의 금리 담합 여부와 관련한 조사를 받으며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이 증권사가 지난 5월 채권 과다계상으로 당기순이익을 잘못 공시하면서 C씨는 해당 사건의 책임을 지게 됐다.

사측은 당국의 조사 결과에 과징금을 그에게 부과할 수 있다고 전달했다. 또한 공시 오류 사건에 대해서는 6개월의 견책 처분을 내렸다.

A증권사 한 관계자는 "C씨는 장기간 야근과 주말근무를 병행하며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며 "개인적으로 받은 견책 처분이 금전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지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해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내부 직원들은 무엇보다 해당 직원의 과로사를 인정하지 않는 사측의 태도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이 관계자는 "개인의 실수 여부는 정확히 따져봐야하지만 고인의 죽음을 앞에 두고 평소 과음을 하며 운동량이 부족했다고 꼬집은 경영진의 말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9시 이후에는 회식하지 맙시다"

S 증권사 사장이 사내방송을 통해 직원들에게 9시 이후 회식 금지령을 내렸다.

경비 절감 차원에서 줄일 수 있는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사장의 결연한(?) 의지였다.

여의도에 불어닥친 구조조정 한파가 회식문화도 바꿀수 있을까.

최근 증권사들이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가며 최소 10~30% 수준의 경비 절감에 돌입했다.

직원들도 이 같은 사측의 지시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모습이다. 비용절감을 앞세운 구조조정이 가시화되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증권사가 구조조정을 앞두고 대대적인 비용절감에 나서자 실제로 회식하는 횟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며 "IMF시절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있는 요즘 증권가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아 남아야 한다'는 의식이 강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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