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한국은행이 12일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0.25%p 낮추자, 산업계는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산업계는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로 세계 경기가 급속히 위축되는 상황 속에서 한은이 경기부양 의지를 보인 자체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이미 세계 실물경기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통화정책만으로는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최근 국내 산업계는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로 세계 경기가 급속히 침체하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실제로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그룹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최근 유럽 출장을 다녀오자마자 유럽발 위기 대응체제 전환을 직접 주문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예년보다 한 달 앞당겨 해외 법인장 회의를 소집하는 등 경기 침체 대응에 나섰다. 이 외에도 SK그룹과 LG그룹, 롯데 등 주요 그룹들도 모두 오너가 직접 나서 위기관리 체제를 주문한 상황이다.

이처럼 위기 대응에 나선 산업계로서는 기준금리를 낮춘 한은의 조치가 반갑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업황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주요 대기업 중에도 자금조달이 급한 곳이 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는 기업의 자금조달 환경을 좀 더 쉽게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국경제인엽합회(전경련)의 한 관계자도 "산업계의 위기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정부도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행동에 나섰다는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인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산업계는 유럽과 미국, 중국 등 세계 경제 전체가 침체된 상황에서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해 중국 인민은행, 덴마트 중앙은행 등 세계 각국이 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국내외 금융시장은 경기부양 효과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대기업의 한 재무담당 임원은 "그동안 이어진 양적 완화로 주요국 금리가 이미 낮은 수준인데다, 부채 부담이 증가해 통화정책의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게다가 실물 경기 자체가 침체돼 통화정책만으로는 경기 부양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경련의 다른 관계자는 "기업들은 경기를 걱정하는데 정치권 등에서는 아직도 규제강화 등의 논의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며 "이번 금리 인하를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기 진작에만 집중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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