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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 주간전망)

로마 전함의 노예 벤허는 배가 공격을 받아 침몰할 때 사령관 아리우스를 구한다. 그는 패배의 죄책감에 죽으려는데 벤허가 이를 막았다. 나중에 구조되고 보니 해전은 로마군의 대승이었던 것. 자살했더라면 큰일 날 뻔하였다. 영화 <벤허> 이야기다. 온 나라가 난리다. 위기국면이다. 이럴 때 용기 있는 자가 필요하다. 잘못된 판단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사령관을 벤허는 기절시켜버렸고, 그 선택은 옳았다. 사령관도 살았고, 그도 살았다. 우리는 억지로라도 소신을 펼칠 ‘벤허’를 원한다. 대체 언제까지 이 꼴을 보아야 하는가.

최순실에 트럼프까지 온통 악재가 겹치는데 시장이 온전하기 어렵다. 광화문에 100만 인파가 몰리는 판국에 주가가 오른다고 예상할 수는 없는 노릇. 진즉에 언급하였지만 차트는 망가졌고, 추세는 기울었다. 애당초 ‘오를까? 내릴까?’의 문제는 사라졌다. 남은 것은 ‘얼마나, 어디까지 내릴까?’ 뿐이다.

혹자는 주가가 많이 하락하였으니 웬만큼 상승할 때도 되었다고 기대하겠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아직 멀었다. 왜냐하면 일목균형표 파동론으로 여전히 하락파동이 남아있는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2,073(9월7일)부터의 파동을 아무리 잘게 세분해보아도 7개 이상으로는 나누어지지 않는다. 결국 9번째의 파동이 나와야 한다는 결론이 된다. 뒤집어 말하면 조만간 나타날 9번째 하락파동은 7번째 하락파동의 저점을 하회해야 마땅하다. 트럼프가 당선된 날(11월9일) 코스피는 1,931까지 밀렸지만, 조만간 더 험한 꼴을 겪어야 한다. 파동론에 따를 때 주가는 반드시 그 아래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이번 주에도 후반으로 접어들면 약간의 반등이야 나타날게다. ‘데드캣 바운스’라는 용어도 있다. 그래보았자 내가 입버릇처럼 즐겨 쓰는 ‘이삭줍기’에 불과하다. 추수가 끝났는데 텅 빈 논에 얼쩡거려본들 소용없다. 반등할 때마다 포지션을 줄이고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 현명하다. 일목균형표의 괘선들이 죄다 아래쪽으로 기울었으니 반등은 미약할 터이고 반면에 하락은 강력하겠다.

지난주에 시장은 대혼란을 경험했다. 일목균형표 이론으로 설명하면 구름이 얇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는 마치 비포장도로와 같다. 지나는 차들이 덜컹거리듯 주가가 아래위 큰 변동폭을 나타낸 것이다. 문제는 아직도 구름이 얇다는 데에 있다. 주가가 또 큰 폭으로 ‘덜컹거릴’ 가능성은 여전하다. 걱정이다.

‘벤허’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어디까지 밀릴지 기약 없다. 이러니 나는 비관적 의견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

(달러-원 주간전망)

코스피는 7번째의 하락파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달러-원의 경우는 그것보다는 파동의 개수가 모자란다. 많아야 5번째의 파동인 것으로 판단된다. 하나의 추세가 마무리되려면 9개의 파동이 나타나는 법. 그러니 달러-원이 상승할 일은 아직도 한참이나 남았다는 뜻이다.

일목균형표로도 달러-원의 상승추세는 매우 또렷하다. 그리고 이처럼 추세가 강력할 때에는 목표치를 미리 설정하면 자칫 위험에 스스로를 내던지는 꼴이 된다. 목표에 도달하였다고 서둘러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추세와 반대방향으로 매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분석에서의 목표치는 그저 ‘참고’일 뿐, 추세에 몸을 싣는 것이 현명한 처신이다. 실제로 나는 10월31일의 글(291회)에서 일목균형표 구름이 걸쳐있는 1,160원을 달러-원 상승의 1차 목표로 삼았던 터. 하지만 환율은 그 목표를 유유히 넘어섰다. 목표에 너무 연연할 일은 아닌 게다.

지난주 후반에 속칭 ‘트럼패닉(Trump-Panic)’으로 달러-원 환율이 많이 올랐으니 기술적지표들도 덩달아 ‘과열(overbought)’ 신호를 내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정작 차트는 그렇지 않다. 단기지표인 스토캐스틱은 지난 금요일(11월11일) 종가 기준으로 56 정도이므로 아직 비정상적인 상태는 아니고, CMO 역시 39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50을 넘어서야 하는 과열 판정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지난 주 중반까지 환율이 다소 밀리다가 막판에 후다닥 올라선 탓이다.

시장의 분위기를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들이 여전히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기존의 추세가 되돌려질 가능성은 낮다. 달러-원은 더 오를 수 있겠다. 목표치를 선정하는 것이 그저 참고용일 뿐이라 말하긴 하였으나, 그래도 목표를 대략이나마 설정해두어야 현재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내 생각은 같다. 291회에서 주장하였던 1차 상승목표 1,160원(이미 달성하였다), 2차 상승목표 1,180원을 고수한다. 이들 수준은 각각 일목균형표에서 예전에 구름 상단이었던 곳이다.

전략은 의당 ‘바이 온 딥스’이다. 하지만 굳이 환율이 떨어지기를 기다릴 필요까지는 없으리라 믿어진다. 추세가 강력한데 앞뒤 너무 재는 것도 좋지 않다. 물론 싸게 살 수 있으면 좋겠지만 설령 싸지 않아도 괜찮다. 추세를 따른다면 일단은 사고 볼 일 아니겠나?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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