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전일 국내 증시가 옵션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 매매에서 '깜짝' 물량이 대거 출회되면서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프로그램 물량 대규모 출회의 주인공은 예상밖의 '보험권' 주체였다.

보험 쪽에서 지난 3월부터 90% 가까이 꽉 채워 온 현물 물량을 컨버전 방식을 통해 선물로 스위칭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물량이 나왔다.

청산 가능한 인덱스 물량을 잔뜩 쌓아 놓은 상황에서 컨버전 여건이 긍정적으로 나타나자 적극적인 스위칭에 나선 것이다.

컨버전은 선물은 매수하고 합성선물은 매도(콜옵션매도+풋옵션매수)하는 매매로 합성선물 매도는 현물 매도를 유발한다.

이렇게 선물 매수로 끌어들인 인덱스 바스켓은 마감 동시호가 때 쏟아져 시장에 충격을 줬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에 따른 보험사의 수익성 저하가 적극적인 인덱스 운용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투자자의 적극적인 만기 움직임이 보인 만큼 8월 옵션만기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전일 프로그램 매도를 통해 코스피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은 '보험'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우려스런 부분은 계속되는 외국인의 선물 '팔자' 움직임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외국인 선물 매도 자체가 국내 증시의 하방 위협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보험권 물량이 나오긴 했지만 문제는 외국인이 장중 한때 보였던 5천계약에 가까운 선물 신규 매도"라며 "이 때문에 베이시스도 백워데이션 상태에 진입하는 등 여건이 악화됐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 6월 선물옵션 동시만기 직후 선물을 사들이는 듯 했지만 이내 순매도로 전환했다.

지난 25일에는 8천계약이 넘는 선물 순매도에 나서는 등 최근 4거래일에도 연속해서 대규모 매도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심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신규로 선물 매도에 나선 것은 하락에 베팅하거나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 때문"이라며 "외국인까지 매도에 나선다면 시장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대한 위험도를 줄이기 위한 헤지성 물량도 상당수 있을 것"이라며 "하락베팅 보다는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이려는 차원"이라고 진단했다.

우리증권 최 연구원은 "주식을 파는 것보다 선물을 파는 포괄적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며 "금리 인하 결정에도 주가 흐름이 안 좋은 것은 경기 모멘텀이 그만큼 안 좋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외국인 선물매도가 한층 속도를 내고 있다"며 "백워데이션 전환도 가능해 인덱스의 현선물 스위칭을 가속화할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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