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KB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두 개의 통합 증권사가 곧 출범한다.

아직까지 국내 증권사 수익에서 증권거래 수수료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과연 통합증권사의 브랜드 인지도는 과거 현대증권과 대우증권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을까.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과거 증권사들의 사례를 통해서 제기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직원들로부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제출받았다.

NH투자증권의 브랜드 인지도가 약 10위 정도로, 과거 통합 전 상위권이었던 우리투자증권 인지도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4년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며 대형증권사 반열에 오른 뒤 국내 굴지의 증권사로 우뚝 올라섰다.

자기자본 기준 약 4조5천억원으로, 통합 증권사 출범 전까지는 규모 면에서 국내 1위 증권사다.

하지만, 업계에서 명성을 떨치는 투자금융(IB) 등에 비해 리테일부문의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그 원인 중 하나로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가 꼽힌다.

증권사들의 브랜드 인지도는 공식 통계 없이 증권사 자체적으로 여론 조사기관을 통해 조사하는데, NH투자증권의 브랜드 인지도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에 비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우리투자증권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던 1등 공신은 홍보 캐릭터인 파란 문어 `옥토'의 공이 컸다는 의견이 많다. 8개의 다리와 귀여운 이미지로 단숨에 고객들의 눈을 사로잡으며 우리투자증권을 세상에 알렸다. 우리투자증권 이라는 이름은 잊어도 파란 문어 캐릭터를 기억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을 정도다.

하지만, 통합 과정에서 농민을 대표하는 농협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옥토'는 세상에서 사라졌다. 업계 일부에선 NH투자증권의 브랜드 인지도가낮아진 것은 `옥토'의 실종 때문으로 보기도 한다.

앞으로 두 개의 통합 증권사 출범을 앞두고 업계에서는 이들도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례로 내년 초 KB증권에 통합되면서 현대증권의 브랜드 역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현대증권은 과거 ‘바이 코리아'열풍을 주도하며 자산관리(WM) 분야에서 확고한 경쟁우위를 갖춘 증권사로 평가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 증권사 출범으로 오랜 기간 고객들에게 각인됐던 현대나 대우의 브랜드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며 "새로 출범하는 통합증권사에서 과거보다 더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고 귀띔했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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