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기자 = 올들어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의 공격성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회사채 발행 제도 개선으로 기업실사와 수요예측이 의무화하면서 대형 증권사 사이에서도 극명한 엇갈림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한국증권은 과감히 인력을 새로 충원해 주요 실무부서에 전진배치하는 공격적 행보를 통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증권은 연합인포맥스의 '2012년 상반기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의 채권 주관ㆍ인수부문에서 2위를 차지하면서 크레디트 시장의 '명가'임을 입증했다.

한국증권은 회사채 주관에서는 총 5조69억원으로 우리투자증권(5조2천753억원)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인수에서도 총 3조9천267억원의 실적으로 SK증권(4조275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한국증권은 특히 회사채 발행 제도 개선에 따라 처음으로 실시된 한국캐피탈과 AJ렌터카의 수요예측을 담당하는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한국증권의 '호(好) 실적'에는 크레디트 시장을 총괄하고 있는 박종길 상무의 역할의 컸다.

그는 1991년부터 채권 시장에 발을 들여 놓은 이후 2001년에 채권영업팀장에 올랐고 현재는 한국증권의 채권인수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채권인수와 중개, 증자, 구조화금융(SF) 등을 두루 맡고 있다. IB 업무만 20년 가량 해 온 전문인이다.

박 상무는 "새로운 회사채 발행 제도 때문에 수많은 직원이 수많은 날을 샐 정도로 고생했다"면서 "바뀌 제도를 파악하고 실행에 옮기는데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노하우를쌓아갔는데 소중한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도 변경 이후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눈치보기'를 하고 있을 때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든 배경에 우수한 인력들이 있다는 점을 누누히 강조했다.

그는 "제도 도입으로 기업실사가 의무화됐는데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우수한 인력들이 전문적인 분석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했다"면서 "IB본부에는 100여명 이상의 직원들이 있는데 입사 때부터 트레이닝이 제대로 된 우수한 전문 인력들이다"고 말했다.

그는 "IB본부의 인력은 기업의 숨어 있는 가치까지 발굴해 내 거래 기업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국증권이 소위 '금리덤핑'을 통해서 주관사 따내기에 골몰하고, 크레디트물의 금리를 전반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채 시장에서 많은 말들을 남겼던 두산중공업 회사채 발행 사례를 들었다.

한국증권은 두산중공업이 지난 달 초 발행한 5년 만기 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의 대표주관사였다.

수요예측에서 제시한 금리밴드는 4.30∼4.40%. 동일 등급(A+), 만기의 민평금리에 비해 20∼30bp 낮은 수준으로 '두산그룹 리스크'를 감안하면 지나치게 낮은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제기됐다.

그러나 한국증권은 시장의 우려를 잠재웠다. 지난 5월25일 실시된 수요예측에서 금리밴드 안에서 투자자를 모두 확보했기 때문이다.

박 상무는 "당시 일부에서 과도한 금리경쟁 탓에 수요예측이 실패할 것이란 예측이 있었지만 두산중공업의 기업가치에 대한 확신을 갖고 딜을 진행했기 때문에 성공할 수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두산중공업의 회사채 발행은 회사채 발행 제도 개선 이후 최고의 딜로 생각된다"며 자평했다.

여전히 혼란스러운 회사채 시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안정화 될 것으로 그는 예상했다.

그는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수십년간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언더라이팅'이 아닌 '비정상적인 브로커리지 업무'를 해왔기 때문에 제도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릴수 밖에 없다"면서 "하반기부터는 제도가 자리를 잡아갈 것이다"고 내다봤다.

y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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