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2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 채권금리 급등세가 다소 주춤하면서 적정금리레벨에 대한 고민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전일 진행된 한국은행의 단순매입 결과를 채권시장이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따라 분위기는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전일 미 금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2년물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소폭이나마 올랐지만 10년물 금리는 그동안 급등에 따른 강세 되돌림이 나타났다. 2년물은 0.46bp 오른 1.0765%, 10년물은 4.03bp 하락한 2.3154%로 마감했다.

미 대선 이후 뉴욕증시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3대 지수는 전일 모두 사상 최고가에 마감했다. 트럼프의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졌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에너지주 상승이 두드러졌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8.76포인트(0.47%) 상승한 18,956.69에 거래를 마쳤다. 1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배럴당 1.80달러(3.9%) 상승한 47.49달러에 마쳤다.

여전히 금융시장은 위험자산 선호가 뚜렷하다. 미국은 채권자금이 주식으로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의 한가운데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은 자금유출 우려를 쉽게 떨쳐내지 못한다.

한국만 해도 트럼프 당선 이후 달러-원 환율이 40원 넘게 급등했다. 전일 달러-원은 1,186.60원으로 지난 6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채권시장 일각에서는 달러화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1,200원 돌파도 시간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매도도 심상치 않다. 전일 외국인은 오는 12월 만기인 국고채 3년 비지표물 13-7호를 6천200억원을 팔았다. 과거와 같았다면 만기 도래에 따른 교체매매가 있었겠지만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속단하긴 이르지만, 외국인이 만기도래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을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이미 국내 채권에 대한 가격메리트는 상당히 떨어졌다. 미 금리 급등으로 한국 금리도 덩달아 올랐지만 미 금리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한국 채권금리는 미국보다 20bp 정도 낮게 형성되어 있다. 게다가 미국이 내달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한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도 50bp 수준으로 줄어든다.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경우 환율 메리트도 없다. 한국물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는 이유다.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전일 한 줄기 빛을 발견했다. 한국은행의 단순매입 결과로 한은의 스탠스와 시장의 상황을 어느 정도 가늠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전일 진행한 단순매입에서 시장금리와 격차가 크지 않은 수준에서 웬만한 물량은 다 낙찰시켰다. 단순매입에 참여했던 운 좋은 시장참가자들은 민간평가사 대비 낮은 금리에 낙찰받기도 했다.

당초 한은이 1조2천억원 규모의 지표물 단순매입을 실시한다고 밝혔지만 9천800억원만 단순매입에 참여했다는 것은 채권시장이 현재 금리레벨에서 금리가 더 오를 여지가 크지 않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미 금리만 여기서 급등하지 않는다면 한국 채권금리도 적정금리를 탐색할만한 여력이 생길 수 있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78.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0원)을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86.60원)보다 8.30원 하락했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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