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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일반적으로 정치적 이벤트가 주식시장 등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인 것으로 치부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2004년 3월 12일) 코스피는 장중 47포인트(5.5%)나 추락하였지만 그게 전부였다. 한 달 만에 하락폭을 만회한 것은 물론이고 100포인트 이상 상승하였다. 똑같은 이벤트가 곧 벌어질 참. 이번에도 주식시장은 ‘단기하락, 장기상승’의 패턴이 될까? 나는 회의적이다. 최근 사태가 도무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 혼란한 정국 탓에 경제정책을 포함 모든 것이 ‘올 스톱’이다. 단적으로 소비자심리지수는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이 판국에 주식시장만 좋아지기를 바랄 수 없는 노릇이다.

기술적 분석으로도 같은 결론이 나온다. 차트는 시장심리를 반영한다. 추세가 무너진 차트에서 회복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주에 사인웨이브(Sinewave), RVI, 윌리엄 확산분산지수 등을 살폈지만 별무신통이었다. 한 주일이 지났건만 이들 지표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지표들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다. 새로운 지표를 더 뒤져보았자 마찬가지 결과이다. 흔한 말로 ‘답이 안 보이는’ 상황이다.

물론 시장은 언젠가는 스스로 일어설 것이다. 한없이 추락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어느 순간 ‘너무 싸다’는 생각이 들 때 반등하기 마련이다. ‘그 때’를 찾는 것이 요령이자 기회다. 그걸 어떻게 찾는가? 누구나 다 아는 기법이 있다. 거래량을 살피면 된다. 거래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새로운 자금의 유입으로 간주되므로 주가가 오르면서 동시에 거래량이 늘어나면 그게 반등의 조짐으로 읽힌다. 단순히 거래량만으로도 분석 가능하지만, 좀 더 세밀하려면 거래량 이동평균, 혹은 OBV, MFI 등과 같은 보조지표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이들 거래량 지표가 바닥에서 돌아서면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서 RVI, CMO 등 가격 보조지표들도 덩달아 반등한다면 확실하다.

강조하지만 ‘거래량 증가+주가상승’이 포인트이다. 아직은 아니다. 지금은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겠다. 이번 주에도 전망은 밝지 못하다. 단기지표인 스토캐스틱은 지난주 중반에 되레 실패(failure)신호를 나타내었다. 주가가 바닥에서 돌아서지 못하면서 기존의 하락추세가 더 강화되리라는 예고이다. 더 기다리자. 일목균형표의 하락파동도 채 완성되지 않았다.

(달러-원 주간전망)

내가 매일 보는 달러-원 차트에는 수평으로 줄이 몇 개 그려져 있다. 각각 1,175원, 1,186원 그리고 1,196원이다. 달러-원의 상승 목표치로 설정했던 수준이다. 1,175원은 7월초에 형성되었던 일목균형표 구름의 상단이었고, 1,186원은 역시 6월 중순의 구름 상단, 그리고 1,186원은 6월1일에 나타난 고점이었다. 통상 구름의 상단이 수평 방향으로 길게 형성되면 저항선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직전고점이 저항선이 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기술적 분석은 과학이 아닌지라 목표치라고 하여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대략 그런 정도’로 가늠하는 편이 옳다. 어떻든 달러-원은 내가 상정하였던 1차, 2차 목표를 모두 돌파하였고, 3차 목표로 삼았던 1,195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자! 앞으로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여 현 수준에서 달러-원 환율이 추가로 더 치솟기를 기대하기는 무리라고 생각한다.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첫째, 대부분의 기술적지표들이 과열국면이거나 혹은 매도신호를 발령하였다. CMO는 +50선을 하향 돌파했고, RSI 역시 70선 위에서 아래로 내려섰으며. RVI도 60선 밑으로 미끄러졌다. 게다가 일부 기술적 지표는 괴리(divergence)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예컨대 스토캐스틱의 고점은 낮아지고 있지만 달러-원은 더 올랐다. 겉으로 보기에 상승세이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하는 매수 에너지는 고갈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둘째, 1,200원이라는 강력한 심리적 저항선이 버티고 있다. 지난 6월1일에 1,195원의 고점을 만들고 상승세가 끝난 것도 따지고 보면 1,200원의 벽을 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지금이라고 하여 1,200원이 쉽게 무너진다는 보장은 없다. 게다가 최근 엔-원 재정환율이 내내 하락하면서 엔-원 롱 스탑이 유발되는 것도 1,200원의 벽을 단단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셋째, 당장 오늘부터 월말 모드로 접어든다. 예전과는 달리 월말이라고 하여 업체 네고가 엄청나게 집중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월말 효과는 마냥 무시할 수 없다.

1,089원(9월7일)에서 출발한 달러-원의 상승세는 9개째 파동, 혹은 계산하기에 따라 7개째 파동을 완성하였다. 9개의 파동이 이미 다 완성되었다면 1,187원(11월21일)이 상승파동의 정점인 것이고, 7개의 파동이라면 앞으로 한 차례의 상승파동은 더 있겠지만 현 수준에서 더 많이 치솟기는 어려울 터.

이래저래 ‘롱’ 일변도 전략은 위험하다는 결론이 된다. 끝없이 치솟는 환율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는 슬슬 위험관리에 나설 때라고 판단한다.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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