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중국 위안화 환율이크게 출렁이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주 달러-위안은 6.9168위안에 고시돼 위안화 가치가 2008년 6월 11일 이후 8년 5개월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제 1달러당 7위안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이다.

향후 위안화 환율은 미ㆍ중 관계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무역 문제를 놓고 양국 관계가 악화한다면 위안화 환율은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 워싱턴을 방문한 중국 당국자들은 "미국이 중국 상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기간 중 밝힌 45% 관세부과와 환율조작국 지정 이슈를 문제 삼은 것이다. 미국 측은 "중국이 아직 시장경제지위로 옮겨갈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며 대응했다고 한다.

트럼프가 내년 1월 20일 취임하면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양국 관계는 더 악화할 것이다.

문제는 중국 바로 옆에서 덤터기로 폭탄을 맞게 될 우리나라다. 우리 원화가치는 최근 진행된 위안화의 절하로 인해 급락하고 있다. 환율이 우리 경제 위기의 불씨가 될지 우려스럽다.

외신들은 향후 위기에 취약한 나라들은 외환보유액이 적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기준에서 보면 외환보유액 3천750억달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는 아직 견딜만 하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내적인 경제펀더멘털도 과연 그에 걸맞게 튼튼한지는 따져봐야 한다. 가계부채는 1천300조를 넘을 정도로 부풀어 올랐고, 경제성장률은 2%를 맞추기 어려울 정도로 저성장 국면이 고착화되고 있다. 일자리는 점점 줄어 청년실업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산업 전반적으로 진행돼야 할 구조조정은 올스톱돼 있다.

외벽(외환보유액)은 일단 튼튼하게 세워놨는데 안에 있는 바가지(경제펀더멘털)에서 물이 줄줄 새는 상황이다. 바가지를 고치거나 바꿔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할 경제사령탑은 온데간데없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닥칠 때 적어도 '펀더멘털은 튼튼하다'는 항변이라도 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런 말조차도 할 수 없는 내우외환의 상황이 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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