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국제 금융시장의 관심이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입에 쏠렸다.

버냉키 의장이 Fed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2주 앞두고 17일과 18일 이틀간 미 의회에 출두해 미국 경제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버냉키 의장은 17일에는 상원 하원금융서비스위원회, 18일에는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3차 양적 완화(QE3) 시행가능성 ▶소규모 부양정책 옵션 ▶리보(Libor·런던은행간 금리) 조작 사태 평가 ▶美 재정절벽 경고 ▶유럽 부채위기 등에 대해 입을 열 것으로 전망됐다.



◇버냉키 FOMC 대변해 QE3 암시 = 한 주요 외신은 16일(현지시간)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버냉키 의장이 의회 증언에서 FOMC 위원들의 QE3 시행 가능성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주에 공개된 6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Fed가 경제를 안정시키고자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Fed의 공개적으로 Fed의 QE3를 촉구고 있다.

록하트 연은 총재는 최근 경제지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에 성장 회복 전망이 약화한다면 Fed가 새로운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Fed가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 부진이나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등의 요인을 고려해 대규모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그러나 Fed가 이번에는 미국 국채가 아닌 모기지담보증권(MBS)을 매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Fed가 시행할만한 다른 옵션들은 = Fed가 대규모 부양 프로그램을 시행하지 않는다면 규모가 작은 조치를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에서는 Fed가 대규모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규모가 작은 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Fed가 지난 2008년 말 이후 유지해온 제로금리 정책을 연장할 것으로 점쳤다.

Fed가 2014년 말로 제시하는 제로 기준금리 유지 기간을 2015년으로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또 Fed가 유럽중앙은행(ECB)와 같이 예금금리를 0.00%로 낮출 가능성도 제시했다.



◇버냉키, '리보 조작' 사태에 대한 입장은 = 버냉키 의장은 의회 증언에서 처음으로 리보 조작 사태에 대해 입을 열 예정이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지난 13일에 보고서를 내고 미국과 영국 고위 당국자들이 2008년 초에 세계 대형은행들이 의도적으로 리보금리를 왜곡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버냉키는 이에 대해 Fed가 어떤 조처를 했는지와 리보금리를 제시한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국 3대 은행을 어떻게 감독했는지 설명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리보 스캔들이 세계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면 세계 금융시장과 당국자들이 은행들의 부정행위를 찾아내고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美 '재정절벽' 경고할 듯 = 버냉키 의장은 이번 의회 증언을 '재정절벽(fiscal cliff·정부의 재정 지출이 갑작스럽게 줄거나 중단돼 경제에 충격을 주는 현상)'에 대해서 경고하는 기회로 삼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재정절벽의 위험을 꼬집어 이에 대한 의회의 신속한 행동을 촉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재정절벽이 내년 초부터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의원들이 버냉키 의장에게 재정절벽의 충격에 대해 질문을 던질 것으로 예측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따른 재정절벽 사태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부채위기와 맞먹는 파괴력이 있을 것이라며 미국은 세수가 부족한데 공공지출은 많은 것이 특히 문제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재정절벽이 시작되면 경제가 큰 타격을 입으면서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점쳤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연말에 세금인상과 재정지출 감축 등을 예상하면서 지출을 억제하고 있다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우려하는 미국의 재정절벽 현상이 이미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Fed, 유럽위기에 대한 특별조치 없을 것 = 버냉키 의장은 유럽 부채위기에 대해서도 설명할 것이지만, 이에 대응할 추가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번 의회증언에서 Fed가 유럽 당국자들과 위기에 대하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Fed가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럽 당국자들과 문제에 대해 함께 논의하되 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해결책을 찾도록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버냉키 의장이 이번 의회 증언에서 (유럽발 위기 악화에 대비해) 미국 은행권 강화 조치에 대해 언급하면, Fed의 스탠스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Fed가 중국의 경기둔화에 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답할 것으로 보인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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