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한금융투자가 미국 대선 직전 보유하고 있던 회사채 미매각 물량을 팔며 트럼프발 채권 손실을 최소화해 눈길을 끌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투는 미국 대선 약 2주 전에 보유하고 있던 회사채 미매각 물량을 팔았다.

당시 채권 손익은 약 마이너스(-) 5% 수준으로 전해졌다. 의무 보호 예수 기간이 끝난 데다 굳이 보유할 필요가 없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일부에선 손해를 보면서 매각하는 데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미국 대선에서 예상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가 승기를 쥐면서 결과적으로 이 결정은 신의 한수가 됐다.

신한금투 관계자는 "트럼프의 당선이나 채권 금리 급등 등을 예상한 것은 아니었다"면서도 "회사채 물량들을 팔지 않고 계속 가지고 있었다면 손실 폭이 더 확돼됐을 것이므로 결과적으로는 잘한 결정이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채권 금리가 급등하며 채권시장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정책이 가져올 인플레이션과 채권발행 증가, 높은 성장에 대한 기대, 미국 금리 인상 속도 등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AA-, BBB- 기준)의 개별 민평금리는 지난 24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AA- 등급 3년물 개별 민평금리는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인 지난 10일 연 1.966% 수준이었으나 지난 24일 2.331%로 연중 최고치로 마감했다.

같은 기간 BBB- 등급 3년물 개별 민평금리도 연 8.126%에서 8.484%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로 뛰었다.

채권을 주요 자산으로 보유한 증권사들도 채권값 하락으로 평가손실 위험에 노출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8천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 감소했다.

이는 지난 2분기까지 상승세였던 채권 평가이익이 3분기 들어 크게 감소한 영향이 컸다.

국내 54개 증권사는 올 상반기만 해도 채권금리 하락 덕분에 1분기(1조6천968억원)와 2분기(1조6천119억원) 모두 1조6천억원이 넘는 수익을 채권투자를 통해 벌었다.

하지만 지난 8월 채권금리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선 데다 최근 트럼프 쇼크까지 겹치며 증권사들의 채권 관련 이익이 3분기에만 1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지난 2분기까지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속을 썩이더니 3분기부터는 채권이 말썽이다"며 "이미 금리가 상당히 낮아서 더 내려갈 여력이 별로 없다 보니 앞으로도 채권 분야에 대한 전망이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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