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은행의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가 18bp가량 급등했다.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30일 CD 발행 없이도 최근의 금리 상승을 뒤늦게 반영하며 CD금리가 급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뒤늦은 조정으로 같은 만기인 통안채 91일물보다 금리가 낮았던 적도 있다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10월부터 채권금리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두 달여 간 1.34% 수준에 고정돼 있던 CD금리도 10월 말부터 소폭 상승 조정됐다. 11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CD금리는 최근 2주간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지난 29일 CD금리 91일물 금리는 1.52%로 기준금리 인하 이후 최저치인 1.34%대비 18bp 상승했다.





KEB하나은행이 지난 29일 CD 4개월물을 1.65%에 2천억원 발행하면서, 3개월물 금리는 1.60% 이상 오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증권사 채권 중개인은 "그동안 채권금리가 많이 올랐는데 10월 말 CD금리가 소폭 상승 조정된 이후 금리 상승세를 반영하지 않았다"며 "당시 글로벌 금리 급등장이라 은행도 적극적으로 금리를 올려 CD를 발행할 정도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CD 고시금리가 1.5% 수준인데 아직 시장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라 좀 더 오를 여지가 있어 보인다"며 "단기시장 안정화 조치로 분위기도 개선되고 있어 은행에서 발행만 한다면 1.60에서 1.62%까지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시장참가자들은 같은 만기인 통안채 3개월 금리보다 CD금리가 낮을 정도로 현실과 괴리가 크다면서도, 쉽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증권사 채권 딜러는 "CD금리는 탄력적이지 않은 금리다"며 "통안채 91일물을 기준으로 삼는 게 더 나을 것 같지만, 스와프계약과 대출 등에 엮어있는 거래가 많아 바뀌기도 어려울 것이다"고 전했다.

CD금리 평가를 민간평가사에 맡겨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CD금리는 발행기관 등급이나 유동성 면에서 상식적으로 은행채 금리보다 높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국고채 50년물 채권은 거래가 안 돼도 금리가 고정되지 않고 다 반영이 되는데 CD만 반영이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증권사 수익률을 평균하는 방식이 아닌 평가사에 수익률을 산정하게 해야한다"며 "CD 평가가 단순하다 보니 본드 스와프 포지션도 손절이 나오는 상황이다"고 불만을 표현했다.

한편, CD금리는 금리스와프(IRS) 거래 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된다. CD 최종호가 수익률은 10곳의 증권사가 그날 수익률을 보고하면 그 중 최고값과 최저값을 제외한 평균값으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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