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영란은행(BOE)의 머빈 킹 총재가 최근 리보(Libor·런던은행간 금리)를 조작한 바클레이즈의 밥 다이아몬드 전 최고경영자(CEO)의 사임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질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주요 외신은 17일(현지시간) 영국 의회 청문회에서 BOE의 킹 총재, 폴 터커 부총재, 영국 금융감독청(FSA)의 어데어 터너 의장이 참석해 국제금융안정성보고서와 신용 흐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지만, 이 자리에서 리보 사태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의원들은 킹 총재에게 리보 조작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시기와 다이아몬드 전 CEO의 사임 배경에 관련해 질문할 예정이다.

조작 사태로 거센 사퇴 압박을 받으면서도 버티던 다이아몬드는 킹 총재와 터너 의장의 압박에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바클레이즈의 마커스 에이지어스 회장은 지난 2일에 리보 조작 혐의에 은행이 연루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에이지어스 회장은 같은 날 밤에 킹 총재와 터너 의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그의 사퇴만으로는 바클레이즈를 둘러싼 논란을 가라앉히기에 충분치 않다는 뜻을 전달받았던 것이다.

에이지어스 회장은 전화를 받고 나서 다이아몬드 CEO, 다른 이사회 구성원들과 서둘러 의견을 모았고 다음날 오전에 다이아몬드가 CEO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번 청문회에서 내년에 킹 총재의 뒤를 이을 강력한 후보가 터커 부총재와 터너 의장이라는 점도 중요하게 다뤄질 예정이다.

BOE는 이미 폴 터커 부총재의 리보 조작 묵인 의혹이 제기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터커 부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당시 집권 노동당과 함께 리보 금리를 낮게 조정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여기에 다이아몬드 전 CEO는 지난 2008년 10월 터커 부총재와의 대화를 언급하며 "은행 리보 금리가 왜 이렇게 높으냐는 말을 금리를 낮추라는 뜻으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제리 델 미시에르 전 바클레이스 최고운영책임자(COO)도 다이아몬드 전 CEO의 지시로 리보를 조작했다고 증언했다.

미시에르 전 COO는 다이아몬드 전 CEO의 지시를 받은 대로 행동했다면서 지난 2008년 10월 당시 BOE가 다이아몬드에게 금리를 바꾸라고 지시했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런 결정이 부적절하다고 생각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리보 조작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던 터커 부총재나 다이아몬드 전 CEO의 증언과 대조되는 발언이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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