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이번 주(5~11일) 국제금융시장에선 이탈리아 국민투표 결과와 오는 8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 대한 경계심이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오전 7시 기준 이탈리아 국민투표 출구조사 결과, 반대가 54~58%로 앞선 것으로 집계돼 부결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투표 최종 결과는 이날 오전 11시경 나올 예정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이탈리아 국민투표가 부결될 경우 이탈리아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이탈리아 국민투표는 비효율적인 정치시스템을 개선하려는 의도였으나, 오랜 구조조정과 구조 개혁에 지친 국민의 마테오 렌치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로 성격이 바뀐 모습이다.

이번 투표는 렌치 총리 거취와 연계된 만큼 투표가 부결돼 렌치 총리가 사임하면 2018년 예정된 총선까지 대통령이 관리하는 임시내각으로 이탈리아를 이끌고 가거나 내년 조기 총선이 실시될 수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 신용등급 하락과 몇몇 은행의 파산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실제로 국민투표가 부결되면 금융시장은 바로 가격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실화된 몇몇 이탈리아 은행에 대한 자본확충 계획이 차질을 빚으며 유동성 위기와 유럽은행 전반에 대한 불안감을 높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탈리아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ECB의 통화정책회의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나올 지도 주목된다. 이번 회의의 초점은 내년 3월 종료되는 월간 800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 추가 연장 여부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로존의 정치 불확실성과 글로벌 금리 상승, 유럽의 미약한 경기와 물가 환경을 감안할 때 양적완화의 6개월 연장 발표가 유력한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다 최근 ECB 보고서에서 유럽 대형은행 부실대출의 30%가량이 이탈리아 은행권임을 고려할 때, 이탈리아 국민투표 결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ECB는 더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달 양적완화 연장 필요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라며 "ECB는 이탈리아 국민투표 이후 시장 반응에 따라 통화완화 스탠스에 대한 톤 조절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ECB가 양적완화 6개월 연장과 함께 국채매입기준 변경이 수반될 가능성도 크다고 예상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초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 ECB는 적극적인 대응을 시사할 것"이라며 "주중 이탈리아 정치적 불확실성과 ECB의 대응 사이에서 투자자들의 관망세는 더욱 짙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dj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