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70원대에서 레벨을 높일 전망이다.

시장은 두 차례 블랙스완 이벤트에 대한 학습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10%도 안되는 가능성이 100%로 돌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이는 두 번의 대형 이벤트가 모두 투표에 의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환시는 또 투표에 따른 리스크를 맞닥뜨렸다. 이탈리아 개헌에 대한 국민투표다. 유럽 내에서도 부실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곳인 만큼 주목도는 높다. 개헌 투표 출구조사는 국민투표 반대 54~58%로 부결될 것으로 예상됐다. 부결되면 어떻게 될까. 이탈리아 국민투표 부결은 마테오 렌치 총리의 정치 개혁이 힘을 받지 못함을 의미한다. 개헌안이 폐기되면 현재와 같은 양원제로 운영되지만 렌치 총리는 사퇴할 가능성이 있어 이탈리아 내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게 된다. 아울러 이탈리아 은행들의 연쇄 부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칫 이탈리아의 EU탈퇴, 이탈렉시트(Italexit)로 번질 가능성도 크다.

이탈리아 개헌에 대한 국민투표 결과를 앞두고 외환시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때를 되짚고 있다. 지난 6월24일 서울환시 장중에 브렉시트 결과가 나오면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29.70원이 뛰었다. 출구조사를 완전히 뒤엎는 결과였다. 그로부터 11월 미국 대선일, 또 한번 시장의 예상을 뒤엎는 일이 생겼다. 막말 연설로 주목받은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었다.

외환시장의 롱심리는 이전의 이벤트만큼 크게 탄력을 받지는 않는 양상이다. 리스크요인은 맞지만 앞서 일어난 두 차례의 사건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브렉시트와 트럼프 당선의 경우 시장 참가자들이 반대 포지션을 제법 잡았었다. 리스크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확신에 따른 포지션플레이가 반대매매를 낳았다. 이번에는 부결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 리스크요인이 오히려 주목받고 있어 베팅을 강하게 하지않는 셈이다. 연말 북클로징으로 손익을 어느 정도 확정하고, 일년 농사를 마무리하는 시기인 점도 이에 한 몫하고 있다

이번에는 시선도 다소 분산됐다. 미국 국채수익률이 하락한 탓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지난 주말 미국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미국채 수익률이 하락한 점에 주목했다. 임금 상승률이 부진했다는 이유에서다.

이탈리아 투표는 우리 시간으로 지난 4일 오후 3시부터 5일 오전 7시까지다. 그리고 투표 결과는 이날 오전부터 윤곽이 드러난다. 개장초 달러화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을 반영해 무거운 흐름을 보이다 투표 결과에 임박해 저점 매수세가 차츰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 이에 달러화가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67.00/1,168.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10원)를 고려하면 전거래일 현물환 종가(1,172.60원) 대비 5.20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166.40원에, 고점은 1,174.50원에 거래됐다.(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