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선전 증시가 드디어 세계 투자자들과 만난다. 선전증시와 홍콩증시를 연결하는 선강퉁이 5일 개통함에 따라 글로벌 투자자들은 홍콩증시를 통해 선전 증시에 상장된 종목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중국으로선 2014년 시작된 후강퉁(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의 연결)에 이어 두 번째 주식시장 개방이다. 중국은 단계적으로 문호를 여는 방식을 선호한다. 증시를 전면 개방했을 때 혹시 나타날지 모르는 충격을 우려해서다.

개통한 지 2년 가량 지난 후강퉁은 어느 정도 안착했다는 평가가 많다. 2014년 6월 시행 직후 7개월만에 두 배나 올랐던 상하이 증시(후강퉁)는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인기 있었다. 다만, 작년 6월말 주가가 3,000선으로 떨어진 이후 좀처럼 모멘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중소형 종목들이 많은 선전 증시가 후강퉁 같은 열기를 끌어낼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선전 증시엔 정보기술(IT) 관련주와 바이오 주식들이 대거 상장돼 있어 시세의 등락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잘 풀리면 미국의 나스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지만 혹시나 일이 꼬이면 한국의 코스닥처럼 투기판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중국 금융시장에도 불안심리가 퍼지고 있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트럼프발 달러 강세로 인해 위안화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중국 증시 투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한 나라의 펀더멘털을 상징하는 환율이 불안하다는 것 자체가 증시 투자를 억제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외국인 투자자들로서도 환차손을 보면서까지 리스크를 지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위안화 약세를 애증의 심정으로 바라볼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경쟁력을 위해서는 내심 위안화 절하가 반가울지 모르나 지속적으로 자본이 유출된다는 점은 부담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중국의 무역정책에 민감한 미국이 향후 환율조작으로 시비를 걸 우려도 있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

이러한 불안감은 선강퉁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우려된다. 선강퉁은 외국인 투자자의 중국 증시 투자를 유인하는 통로도 되지만 반대로 중국 투자자금이 본토 밖으로 나간다는 의미도 있다. 중국에서 홍콩증시 투자가 인기를 끌면 위안화 약세를 더 부추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중국 정부는 자본유출 규제를 강화하는 등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선강퉁이 안팎의 우려를 딛고 안착할지 주목된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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