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외국 투자자들이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특혜 의혹이 집중 제기된 이후 삼성물산 주식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다. 거버넌스(기업지배구조) 문제가 부각됨에 따라 향후 외국 기관투자자들이 삼성물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8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265)에 따르면 전날 삼성물산 주식의 외국인 투자비중은 8.89%로 0.08%포인트 떨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청문회에 참석한 지난 6일 8.97%로 0.02%포인트 하락한 데 이어 내림세를 이어간 것이다.

지난 이틀간 외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규모는 14만8천236주에 달했다. 외인들은 전날에만 11만836주를 순매도했다.





<삼성물산 주식 외국인 보유율 추이, 출처:인포맥스(화면번호:3265)>

전문가들은 외인 투자자의 이탈 배경으로 삼성물산 합병 의혹과 관련된 지배구조 이슈를 들었다.

해외 국부펀드를 포함한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수익률뿐만 아니라 ESG(환경·사회책임·기업지배구조) 원칙을 고려해 투자대상을 결정하는데, 청문회 등에서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기업지배구조 문제가 부각됨에 따라 투자 비중을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의 한 국부펀드는 최근 배임수재 혐의 등으로 포스코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포스코 주식을 전량 매도하면서 투자대상에서 제외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노무라증권은 작년 10월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한 대우건설에 대해 정기적인 리포트 발간을 중단하기도 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연기금 등 장기 외인 투자자는 내부 규범에 따라 수익률이 높더라도 ESG원칙에 위반하는 기업에 대해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삼성물산 같은 경우는 합병 문제가 국정조사와 검찰의 수사대상이 되는 등 거버넌스 우려가 있어서 투자를 주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직 단기 추세라 외국인들의 이탈 원인을 단언할 수는 없지만, 향후 외국인이 투자비중을 늘리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36분 현재 삼성물산 주가는 전날 대비 1천원 떨어진 12만8천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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