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성규 기자 = 유럽발 재정위기나 중국의 경기 부진, 실망스러운 미국의 경제지표 발표 등 대외요인들은 현재 국내 증시에선 악재로 작용하는 재료들이다.

여기에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가세하면 국내 증시는 대외 악재에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의 제한적 반등이나 하락은 대외 악재보다 실적 하향, 즉 국내 펀더멘털 리스크 때문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9일 "최근 코스피 하락은 2분기 기업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뒤늦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18일 수급에서 지수 하락을 부추긴 것은 기관이며, 이들은 지수가 본격적으로 하락한 지난 5월 이후 단일 최대 규모의 매도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기관의 매물이 전기전자와 금융, 조선업종에 집중되었는데, 전일 지수 하락을 이끈 업종과 일치한다"며 "기관이 이들 업종이나 종목을 매도한 것은 실적 시즌을 앞두고 실제 실적 전망치가 뒤늦게 낮아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부진이나 정책 혼선에 따른 코스피 하락 압력을 얘기하는 것 또한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부동산 가격 반등에 따른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약화로 코스피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는 목소리가 많은 데 이것이 원인이었다면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이 화학이나 철강 등 소재주에 몰려야 한다"면서 "그러나 18일 외국인과 기관은 이들 업종에 대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화학 업종은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순매수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 또한 경계의 대상임이 분명하나 최근 지수 하락과 연결하기엔 어렵다고 강조했다.

남유럽 주요국 국채 수익률이 개선되는 등 유럽중앙은행(ECB)이 취했던 예금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연구원은 "유럽안정화기구(ESM)출범이 다소 늦어지는 부분은 경계해야 하지만, 우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서 스페인 은행을 지원하기 때문에 이를 최근 지수 하락의 결정적 변수로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외국인 매물이 줄고 있는 점과 18일 달러-원 환율 움직임 등을 추가로 고려하면 대외 변수 악화가 지수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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