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서울채권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대한 실망감에 약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이날 오후 3시 탄핵안 표결이 예정돼있어 장 막판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다.

ECB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채권매입프로그램 기간을 9개월 연장했다. 이로써 내년 3월에 종료 예정이었던 양적완화는 내년 말까지로 기간이 늘어났다. ECB는 양적완화 규모를 월 600억유로로 축소하기로 했다. 3월 이후에는 600억유로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가동되는 셈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물가 등의 전망이 긍정적이지 않을 경우 양적완화 규모와 기한이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채권시장은 양적완화 기간이 연장된 것보다는 양적완화 규모가 줄어든 것에 집중했다. 소프트한 테이퍼링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ECB의 통화정책회의 실망감에 약세를 보였다. 10년물은 6.79bp 오른 2.4089%, 2년물은 0.81bp 상승한 1.1082%로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트럼프 정책기대감이 이어지면서 또다시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5.19포인트(0.33%) 상승한 19,614.81에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후 주식시장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전일 한국도 트리플강세가 연출됐다. 코스피지수는 전일 긴 양봉을 그리며 2,030포인트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탄핵안 표결을 앞두고 정치리스크가 극대화되는 상황에서의 트리플강세는 다소 의아하다.

탄핵안이 이날 오후 3시에 표결에 들어가면서 장 막판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채권시장은 탄핵안의 가결 여부를 떠나 외국인의 매매동향이 중요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외국인은 전일 3년, 10년 국채선물을 모두 순매수하면서 강세를 이끌기도 했다. 탄핵안이 가결된다면 오히려 정치리스크가 정점을 지나 줄어들 수 있다는 판단도 가능해진다.

수급상으로는 연말을 앞두고 교체 매매가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고채는 차기지표물로의 교체가, 크레디트 채권은 롤오버 성격의 교체매매가 다양하게 나왔다. 대부분의 교체매매가 1년 이하의 단기 구간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은 채권시장의 심리가 여전히 좋지 못하다는 방증이다.

장기물 금리는 ECB 통화정책회의 결과와 드라기 ECB 총재의 물가 발언 등으로 약세가 불가피해 보인다. 수익률곡선은 여전히 스티프닝 압력에 노출될 듯하다.

이날 탄핵안 결과에 따라 정부나 한국은행이 시장점검회의 등을 개최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나 한은이 쓸 수 있는 카드의 종류가 거의 다 나온 만큼 새로운 내용이 등장할 가능성은 적다. 정국 불안에 당국이 시장안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은 투자심리 불안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63.2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10원)을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58.50원)보다 4.65원 상승했다.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1.07달러(2.2%) 상승한 50.84달러에 마쳤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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