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다음주 14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둔 데다 중국의 물가 급등 영향으로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9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7.1bp 오른 연 2.462%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에서 2.8bp 높아진 1.132%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에서 6.7bp 상승한 3.155%에서 움직였다.

국채가는 중국에서 물가 압력이 확인됨에 따라 하락 출발했다가 이탈리아 3대 은행의 부도 가능성 확대 보도에 안전자산 매수가 들어와 수직으로 낙폭을 줄였다.

전일 국채가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채권매입프로그램 기간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지만 규모를 200억유로 축소할 것을 계획하면서, 사실상 테이퍼링이 시작됐다는 우려로 하락했다.

이날 중국의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대비 3.3% 올라, 2011년 10월 이후 5년1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ECB은 이탈리아 3위 은행인 '방카 몬테 데이 파스키 디 시에나'(BMPS)가 자본을 확충할 시간을 더 기다려달라는 요구를 거절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관련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를 인용해 BMPS는 유럽연합 규정이 요구하는 50억유로(53억1천만달러)의 자본을 늘리면서 주주 손실을 줄이는데 몇 주의 시간을 더 달라고 요구해왔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WSJ은 결과적으로 BMPS는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데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할 것 같다며 유일한 선택지는 정부의 개입만이 남았다고 예상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0.342%로 전일 0.397%에서 하락했다.

국채가는 미 소비자태도지수와 도매재고가 발표된 후에 다시 낙폭을 늘렸다.

12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이후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으로 2015년 1월 이후 최고치로 상승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12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98.0으로 전월 93.8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마켓워치는 95.0을 예상했다.

지난 10월 미국 도매판매의 큰 폭 증가로 도매재고가 줄어, 앞으로 재고 축적이 늘어날 경우 경제 성장률을 높일 가능성을 보여줬다.

미 상무부는 10월 도매재고가 0.4% 내렸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0.4% 하락이었다. 9월에는 0.1% 증가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낙폭을 오전보다 더 확대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12월 FOMC에서 25bp의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 내년 기준금리 인상 경로가 가팔라질 것에 대비하고 있다.

RW프레스프리치의 래리 밀스타인 헤드는 "연준의 금리 인상을 가정한 상태에서 진짜 문제는 '선제 안내'가 어떻게 나올 지이다"며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연준은 '기다려서 지켜보는 접근' 신호를 보내려고 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다른 전략가들은 FOMC가 금리는 올리지만, 경제나 물가 전망치를 손대지 않을 것이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 전망 영향에도 침묵할 것으로 예상했다.

스탠디쉬멜론의 빈센트 레인하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위원들은 가능한 눈에 띄지 않으려고 행동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들은 트럼프 정책 영향이 크거나 의심스러운 것으로 보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치적인 일정 탓에 내년 6월 이후에나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내년 상반기에 트럼프 정부가 현재 공석인 두 명의 연준 이사 자리를 채우면서 중앙은행에 처음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HSBC글로벌리서치의 케빈 로건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은 내년 6월과 12월 사이에 두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다며 "맞닥뜨릴 경제지표에 따라서 금리를 적절하게 점진적으로 올리는 게 일반적인 계획이다"고 예상했다.

FOMC가 경제성장률을 낮출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주목받았다.

JP모건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9일 연준이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달러 강세로 낮출 것으로 본다며 그래도 일단 내년에 2차례도 기준금리 인상은 예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주로 예정된 올해 마지막 미 국채 장기물 입찰 결과가 14일 나오는 12월 FOMC 정례회의 결과만큼 중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미 재무부는 12일 3년 만기 240억달러와 10년 만기 200억달러 어치를 같이 공급한다. 13일에는 30년 만기 120억달러 어치가 입찰된다.

BMO캐피털마켓츠의 이안 린젠 전략가는 "트럼프 정부 재정정책 기대에 고무받은 시장은 연준이 밝힐 것보다 더 개선된 경제 성장과 물가 전망을 기대하고 있어서 국채시장에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며 "이와 동등하게 최근 수익률 수준에 대한 투자자들의 평가지표로써 입찰 결과의 세부내용에도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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