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금융증권팀 = 금융당국이 고사 상태인 양도성예금증서(CD)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CD 발행 의무화를 검토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CD 발행을 의무화하려면 CD를 일부라도 예수금에 포함해줘야 발행 유인이 생긴다는 이유에서다.

은행들은 예수금 포함과 같은 '당근'이 없는데 CD발행을 의무화하면 '채찍'만 남을 것으로도 우려했다. CD금리가 시장금리보다 높아 CD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주재성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CD를 대체할 금리가 개발돼도 은행에 CD금리 연동형 대출이 남는 문제가 있다"며 "새 금리로 전환하려면 대출자들에게 하나하나 동의를 얻어야 해서 전부 대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CD금리도 활성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CD를 다시 예금으로 인정하거나 일정 수준의 발행을 의무화하는 것까지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이에 대해 CD를 다시 예수금으로 인정하지 않고 CD 발행을 의무화하면 은행이 손실을 본다며 반발했다.

정부는 2009년부터 은행 건전성을 높이고자 예대율을 100% 이하로 낮추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예수금으로 인정되던 CD를 제외했다. CD와 같은 시장성 수신을 늘리면 대출 확대와 같은 자산 경쟁이 발생하고, 은행권 리스크가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은행들이 CD 발행을 급격히 줄이며 CD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CD를 발행해도 예수금에 잡히지 않으면 현재 시장금리보다 CD금리가 더 높아 조달비용이 높은데 어느 은행이 CD 발행 의무화를 달가워하겠느냐"고 말했다.

시중은행 다른 관계자는 "시장 발행 CD는 창구 발행 CD와 달리 정기예금과 성격이 비슷한데 일정 규모의 CD를 의무적으로 발행하도록 한다면 창구 발행 CD 등 일부분이라도 예수금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CD를 예수금으로 인정할 경우 일반 예금과 같이 예금자보호 적용 대상이 된다는 이유에서 고민하고 있다.

창구 발행 CD라도 예대율에 포함하면 글로벌 추세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에서 볼 때는 창구 발행 CD도 같은 CD다"며 "정기예금과 성격이 유사하다고 해서 창구 발행 CD를 예수금으로 인정하면 밖에서 볼 때 우리나라 은행들의 건전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일단 '단기지표 개선방안'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CD 발행 의무화와 CD를 예수금에 포함하는 것까지 여러 방안을 금융위원회 및 은행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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