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3~14일(미국 현지시각)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 같다. 그러면 작년 12월 금리인상 테이프를 끊은 이후 1년 만에 두 번째 인상이 된다. 시장은 이미 반영된 12월 금리인상보다 연준의 향후 금리인상 시나리오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하고 있다.

연준은 작년 한해 금리를 올릴듯 신호는 많이 줬으나 결국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연말에 단 한차례 인상하는데 그쳤다. 올해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이탈.brexit)를 비롯한 세계 정치의 불안과 중국발 경기둔화 우려 등을 이유로 한 번의 금리 인상으로 마무리할 듯싶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달라진 시장 환경을 반영해 내년부터 연준이 가파른 금리인상에 나설 것인지, 기존의 스탠스대로 점진적인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인지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2018년 1월로 예정된 임기를 무사히 마칠 것인지, 매파적인 다른 인물로 교체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작년과 올해 사례를 보면 옐런 의장은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점진적인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보낼 것이란 전망이 많다.

현재 미국은 3분기 경제성장률이 3.2%를 기록할 정도로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플레이션(PCE가격 지수기준)도 10월에 전년 대비 1.4%를 기록할 정도로 물가상승 압력이 세지고 있다. 트럼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채권금리가 상승세를 타는 가운데 물가상승 압력도 덩달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트럼프 취임 이후 연준의 가파른 금리인상 가능성을 우려한다. 그러나 옐런이 의장 자리를 떠나지 않는 한 느린 속도의 금리인상 기조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동시에 나온다. 옐런 의장이 '비둘기파스러운 긴축(dovish tightening)'을 추구할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 0.25~0.50%인 기준금리를 12월에 올리면 0.75%가 되는데, 내년에 많아야 세 차례 정도 금리를 올려 1.50% 선에 맞추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의 월간 매입 규모는 축소하면서도 그 기간을 연장하는 사실상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단행했다. 양적완화를 축소하는데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접근을 한 것이다. 이러한 유럽의 조심스러운 테이퍼링 행보와 미국의 점진적 인상 기조는 비둘기파적 긴축(dovish tightening) 또는 비둘기파적 테이퍼링(dovish tapering)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세계에 유행시킬 지 모른다. 돈줄을 조이되 시장이 놀라지 않게 서서히 진행하는 방식의 신중한 접근이 내년도 통화정책의 화두가 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높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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