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60원대에서 무거운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시선이 쏠려있다. 시장참가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최근에 나온 '고압경제' 발언이다. 옐런 의장은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오를 때까지 어느 정도 경기과열을 용인하겠다는 이른바 '고압 경제(high pressure economy)'를 언급한 바 있다. 이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당분간 미국 금리인상 기조가 가파르게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우리 시간으로 15일 새벽께에 발표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는 12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장은 향후 추가적인 금리 경로에 대해 어떤 그림을 내놓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서울환시에서도 고압경제 발언에 대한 판단을 위해 달러 강세가 누그러지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은 차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에 모순을 낳는 요인이다.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겠다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칫 달러 강세로 인한 환율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즉, 미국 정부가 열심히 보호무역주의를 해서 수출을 촉진하려고 하면 달러 약세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런데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로 신흥국 통화는 약세를 보이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셈이다. 신흥국 통화 약세 요인이 그 나라의 자국통화 약세 유도가 아니라 미국 달러 강세 때문이라면 환율조작국 지적도 어렵게 된다.

FOMC결과를 앞두고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1,160원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12월 금리인상 이후 가파른 인상 기조를 보이지 않은 채 현 수준의 금리인상 속도를 예상한다면 달러화가 오랫동안 유지돼 온 롱포지션을 접을 공산이 크다. 이에 1,160원대에서 조심스러운 관망세를 이어가면서 미국 금리인상 기조를 저울질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미국이 내년에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재정정책 확대와 보호무역주의 등에 고심하고 있는 신흥국이 그나마 기댈 수 있는 곳이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2.98달러를 보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은 물론 비회원국도 잇따라 감산에 합의하면서 유가 상승세가 가파르다. 감산 합의가 얼마나 성실히 이행될지는 알 수 없지만 비회원국까지 감산에 가담한 만큼 향후 신흥국 경기 불안이 유가 상승으로 보완될 가능성이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64.00/1,165.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05원)를 고려하면 서울환시 현물환 종가(1,167.00원)보다 2.45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164.30원에, 고점은 1,167.0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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