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만장일치로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내외 정치적 리스크와 국내 경기 하방리스크에 대한 금통위의 진단이 중요하다고 14일 내다봤다.

연합인포맥스 폴에 참여한 13명의 전문가 중 전원이 이달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최근 경기 하방리스크가 커지고 있지만 동시에 시장금리 상승으로 가계부채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 통화정책을 변경하기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참가자들은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 전반의 하방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어 금통위도 비둘기파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등장하기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는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4%로 제시했다. 한은은 내년 2.8% 성장률을 제시한 바 있다. 하방리스크가 커지면서 한은의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달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고 내년에도 최소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운용의 폭이 좁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현재 경제·상황이 긍정적 발언이 나올만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금통위에서 이주열 총재 코멘트가 매파적일 가능성은 없을 듯하다"며 "향후 트럼프 정책이 가시화가 된 이후에나 한국 통화정책 방향도 잡힐 듯하다"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경기 하방리스크를 인정할 것 같긴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금리인하로 밀어붙이기에는 국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부동산 규제도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만약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시그널이 엇갈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수출은 금액기준으로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서 내수가 나쁘더라도 수출이 어느 정도 방어할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1월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 정책방향을 보고 결정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참가자들은 한은 금통위가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될 경우 단기금리를 중심으로 상방경직성이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익률곡선은 다소 가팔라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딜러는 "금통위가 호키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물에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불스팁(강세 스티프닝)이 연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금통위가 도비쉬하다고 해도 글로벌 금리 상승압력이 있기 때문에 금리가 마냥 빠질 수는 없다"며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은 가능하겠지만 국고채 3년물 기준으로 1.50% 아래로 내려가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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