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내년 본격 출범하는 통합 증권사들을 이끌 임원진이 확정됐다. 통합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의 얘기다.

두 개의 조직을 합치는 것이다 보니 아무래도 어느 증권사 출신 임원이 더 많은지 관심이 쏠리게 마련인데, 두 회사 모두 조직 화합 등을 고려한 탕평책 인사가 눈에 띈다.

지난 15일에 나온 통합 KB증권의 임원인사를 보면, 각자 대표를 맡은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을 포함해 현대증권 출신이 24명,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을 포함한 KB투자증권 출신이 15명 포진해 있다.

현대증권 출신이면서 현재 현대저축은행 부사장에 재직 중인 김병영 부사장은 현대증권 출신으로 분류됐다.

그 외 KB금융지주에서 한 명이 왔고, 외부에서는 신임 리서치센터장인 서영호 전 JP모건 센터장이 왔다.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장도 외부에서 영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증권 출신이 조금 더 많은 편이지만, 통합 전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회사와 인력 규모를 감안했을 때 고르게 수를 맞추려고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비등기임원은 각각 30명, 10명이다.

정규·계약직을 합친 직원 수는 각각 2천265명, 576명이다.

통합 KB증권 관계자는 "통합에서 화학적 결합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조직 화합 차원에서 임원 출신의 균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실적과 업무영역에서의 경쟁력 등 다양한 요소를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출범을 앞둔 또 다른 통합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도 임원 수를 비슷한 수준으로 맞췄다.

지난달 10일 시행한 조직개편 및 본부장 인사를 보면, 78명의 본부장 중 39명은 대우 출신, 39명은 미래에셋 출신이다.

지난 9월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의 비등기임원 수는 각각 29명, 97명이다.

통합 과정에서 합병사와 피합병사 간 임원 수를 고르게 맞추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과거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을 합병한 NH투자증권도 합병 당시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

지난 2014년 12월 발표한 통합 NH투자증권 임원 인사에서는 우리투자증권 출신이 4명, NH농협증권 출신이 2명이었다.

당시 NH투자증권은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두 회사의 화학적 결합을 성공시키기 위해 각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두 회사 출신의 임원들을 주요 조직별로 균형 있게 내정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합 조직에서 한 회사 출신이 너무 많으면, 끼리끼리 모이게 되고, 다른 회사 출신은 위축되기 마련"이라며 "때문에 과거 합병 후 한 회사 출신끼리의 사모임을 금지한 금융사가 있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이어 "두 개 조직을 합쳐서 더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보니 향후 불필요한 갈등 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임원 인사 때부터 각 회사 출신 별로 비율을 비슷하게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jy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