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80원대 후반에서 단기고점 인식으로 무거운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달러화 1,190원선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 고점이 1,190.40원에 찍히면서 사실상 1,190원대로 올랐다. 그럼에도 서울환시에서 장중 달러화가 1,190원대 진입을 시도할 경우 고점 인식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고용 호조 발언에 개장초 롱플레이가 나타날 수 있다. 옐런 의장은 전일 볼티모어대학 학위수여식에서 '고용시장의 상태'를 주제로 연설하면서 "고용시장이 10여년만에 가장 호조를 보이는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금리 방향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이후 옐런의장의 매파적 코멘트는 최근 롱포지션의 빌미가 됐다. 연말 북클로징을 앞두고 마지막 베팅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연설은 미 FOMC정례회의 이후 옐런 의장의 첫 발언이고, 내년 금리인상 기조를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만하다. 올해 연말의 옐런발 롱포지션은 어느 정도 클라이막스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역외투자자의 롱포지션 정리가 시작될 수 있는 시점이다. 아울러 다음주 외환당국이 연말종가 관리에 신경을 쓸 것을 고려하면 신규 롱플레이는 다소 약해질 수 있다.

이날 서울환시에서 달러화가 개장초 상승을 시도하더라도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 수출업체들도 1,190원대에 근접한 레벨이면 달러를 매도하기에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결제수요와 네고물량이 맞물리는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이 추가로 롱포지션을 유지할 만한 요인이 있는지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행(BOJ)의 스탠스는 유념할 필요가 있다. BOJ는 장기 국채수익률에 대해 0%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장기채를 계속 매입하고 있지만 사들일 국채가 모자라는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일본이 기존의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실제로 목표금리를 유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날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BOJ총재의 발언이 달러-엔 환율의 방향을 가를 수 있다.

외환시장 일각에서는 일본이 글로벌 달러 강세와 이로 인한 엔저의 혜택을 보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엔화 강세를 유발할 이유는 없어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오전 9시30분께 호주중앙은행(RBA) 12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도 나온다. 호주달러 흐름에 연동될 가능성도 열어둘 만하다. RBA는 지난 6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1.50%로 4개월 연속 동결한 바 있다. 미국 금리인상 이후의 RBA의 경기 판단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주목된다.

다만, 호주 RBA 의사록 발표 후 달러-위안 고시환율이 나오기 때문에 두 환율 흐름에 다소 연동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강보합이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87.00/1187.5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종가(1,186.90원)보다 0.75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187.50원에, 고점은 1,190.4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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