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1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기 부양책 기대에 따른 급등세에서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며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저가매수세로 강보합세를 보였다. 달러화는 전일 상승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도로 내렸다.

뉴욕유가는 미국 주간 원유재고가 시장 예상과 다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하락했다.

미국의 지난 11월 기존 주택판매는 재고 감소와 가격 상승,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에도 시장 예상과 달리 증가했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1월 기존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0.7% 늘어난 561만 채(계절 조정치)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7년 2월 이후 최대 월간 판매치이며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554만 채를 웃돈 것이다.

11월 기존 주택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11월에 주택판매가 급감한 데 따른 반사 효과로 풀이된다.

11월 기존 주택 중간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6.8% 오른 23만4천900달러를 보여 57개월 연속 상승했다. 10월 주택판매는 560만 채에서 557만 채로 하향 수정됐다.

11월 기존 주택재고는 4.0개월치를 나타내 역사적으로 균형시장으로 평가되는 6개월치를 밑돌고 있다.

30년 만기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11월 평균 금리는 3.77%로 10월의 3.47%에서 상승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기 부양책 기대에 따른 급등세에서 쉬어가는 모습을 보이며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66포인트(0.16%) 하락한 19,941.9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58포인트(0.25%) 내린 2,265.1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51포인트(0.23%) 낮은 5,471.4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림세를 이어갔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시장을 움직일만한 뚜렷한 재료가 없는 가운데 최근 단기 급등 부담에 따른 기술적 내림세가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헬스케어 업종이 0.54% 하락해 가장 큰 내림 폭을 기록했다. 최근 강세를 보인 금융과 산업, 기술, 부동산 등이 하락했지만, 에너지와 소재, 통신, 유틸리티 등은 올랐다.

다우지수는 전일 장중 19,981.67까지 상승하며 20,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전문가들은 연휴를 앞두고 거래량이 줄었지만, 투자 심리 개선세가 이어진다면 이번 주 다우지수가 20,000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증시는 지난달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강세 흐름을 이어왔다.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전일까지 각각 9%와 6% 상승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세금 감면과 재정 지출 확대, 규제 완화 정책 등이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경제를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시가 단기간 과도하게 상승해 주가가 다소 비싼 상황이라는 진단도 제기됐다.

미국 반도체 회사인 인벤센스(InvenSense)의 주가는 일본의 전자부품회사인 TDK가 인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에 17.6% 급등했다.

운동화 전문업체인 피니쉬라인의 주가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예상을 하회하고 실적 전망치까지 하향한 데 따라 8.7% 급락했다.

피니쉬라인의 3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증가한 3억7천17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4억1천130만 달러를 하회한 것이다.

회사는 또 올해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기존 1.50~1.56달러에서 1.24~1.30달러로 내렸다.

나이키의 주가는 전일 장 마감 후 발표한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돈 데 따라 0.9% 올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다우지수가 20,000선을 돌파한다면 증시가 최근의 강세 흐름을 좀 더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우지수는 1999년 10,000선을 돌파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내년 5월과 6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각각 30.8%와 49.8%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31% 내린 11.30을 기록해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VIX는 이날 오전 한때 10.93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5년 8월 이후 최저치다.

VIX는 S&P 500 하락에 대비한 옵션 헤지 가격에 기반을 둬 산출된다. 뉴욕증시가 최근 몇 주 동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시장 하락을 예상한 헤지거래는 급격히 감소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저가매수세로 강보합세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2bp 내린 연 2.544%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2bp 밀린 1.202%에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5bp 낮아진 3.123%를 나타냈다.

국채가는 연말 연휴로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수익률의 소폭 하락으로 강보합세로 출발했다. 국채가는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10년물 수익률이 3%까지 오를 것이라는 세력과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금리 급등에 따른 금융여건 악화가 채권수익률 추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는 세력이 공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1월 미국의 기존 주택판매가 재고 감소와 가격 상승,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에도 예상과 달리 증가했지만,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조기에 등장한 월말 매수세로 오름폭을 소폭 더 늘렸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수바드라 라자파 헤드는 월말 매수세가 등장한 데다 "사람들은 연말로 갈수록 신중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추가로 국채 매수세를 나오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략가들은 새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더 정확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10년물 수익률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감세,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으로 경제 성장률이 높아지고,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로 지난주 2.628%까지 오른 바 있다.

일부는 장기적으로 경제가 구조적인 변화에 직면한 데다 의회에서 대규모 재정정책 법안 통과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정책에 대해서 비관적으로 봤다.

영국 금융회사 레이스본스의 에드워드 스미스는 세계 채권시장의 약세장이 시작됐다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내년에도 선진국 국채수익률이 오르려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상당한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에 나서고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완화에 덜 나서는 것이 확실히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스미스는 유럽경제가 내년에 정상 궤도를 이탈한다면 ECB는 더 많은 양적완화(QE)에 나설 것이고 기간물간 프리미엄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략가들은 또 다음날 나오는 내구재수주,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 3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등을 주목하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3분기 GDP를 앞선 잠정치보다 0.1%포인트 높은 3.3%로 내다봤다. 내구재수주는 전달의 4.6% 증가에서 대폭 줄어든 마이너스(-) 4.8%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달과 같은 0.1% 상승으로 예상했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전일 상승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도로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7.53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7.81엔보다 0.28엔(0.23%)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43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389달러보다 0.0041달러(0.39%)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2.61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22.40엔보다 0.21엔(0.17%) 높아졌다.

달러화는 연말 연휴 장세로 거래가 줄어든 가운데 전일 상승에 따른 차익매도로 엔화에 하락 출발했다.

유로화는 전일 1.035달러 수준으로 2003년 1월 이후 가장 낮아진 이후 과매도(숏) 포지션을 메우려는 매수세로 달러에 올랐다.

전일 달러화는 미국만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통화정책 다이버전스 부각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모두 오른 바 있다.

탑트레이더의 토니 크로스 시장 애널리스트는 "유로화는 달러와 등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반박하듯이 다시 1.04달러 위로 올라섰다"며 "하지만 정치 불확실성이 위험요인으로 남은 데다 독일에서 테러는 내년 독일의 정치 지형을 변동하게 할 수 있어 유로화는 추가 하락이 가능해 보인다"고 예상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움직임이 크지 않았다.

외환 전략가들은 달러 강세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달러가 유로나 엔화에 이전 전망보다 더 오를 것 같다며 내년 말까지 유로화에 대해서는 95센트, 엔화에는 130엔을 전망했다.

이 회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 사이의 통화정책 차별화가 시장 예상보다 더 벌어질 것 같다며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재평가가 이뤄졌음에도 차별화는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경제 정책이 미국의 성장률과 물가를 높인다면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 전망 횟수를 지난주 예상한 3차례보다 더 높여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내년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네 차례로 내다봤다.

전략가들은 또 다음날 나오는 내구재수주,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 3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등을 주목하고 있다.

TD증권은 "우리는 달러 강세가 단기간에 너무 빠르고, 가파르게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며 "달러는 완만하게 하락할 시기가 무르익었다"고 예상했다.

TD증권은 달러가 단기적으로 더 오를 수 있을지를 다음날 경제지표들이 방향을 보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나타난 뉴욕증시 상승세는 심리적으로만 설명될 수 있다며 효율적인 시장이 아니라고 미 경제방송 CNBC에 말했다.

실러 교수는 "이것은 쿨리지 대통령 시절의 번영과 같다. 잠깐 진행된 후 나쁘게 끝나는 것과 같다"며 1929년에 시작한 대공황 직전에 대통령을 지낸 캘빈 쿨리지 대통령을 거론했다. 쿨리지 대통령 재임 기간은 1923~1929년이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 주간 원유재고가 시장 예상과 다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81센트(1.5%) 하락한 52.49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주간 원유재고가 증가해 수요 둔화 우려로 내렸다.

EIA는 지난 16일로 마감된 미국 주간 원유재고가 226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는 230만 배럴 감소였다.

EIA는 휘발유 재고와 정제유 재고는 각각 130만 배럴과 242만 배럴 줄었다고 설명했다.

WSJ 조사치는 휘발유 재고 110만 배럴 증가와 정제유 재고 90만 배럴 감소였다.

전일 장 마감 후 API는 같은 기간 주간 원유재고가 410만 배럴 줄었다고 발표했다.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는 각각 200만 배럴과 15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미국 원유재고가 증가한 것은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이행 기대에 따른 최근의 시장 안정화 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투자자들은 중국의 원유 수입 지표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의 11월 원유 수입 지표는 이날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중국 정부는 이 발표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지난달 원유 수입 예비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한 3천235만 톤을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또 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의 감산 합의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OPEC 회원국들은 하루 생산량을 120만 배럴, 비회원국들은 60만 배럴 줄이는 데 합의했다.

OPEC 회원국의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비회원국 중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하는 러시아 주도로 산유량 감축이 진행될 예정이다.

ysy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