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영국과 러시아 등 글로벌 석유회사들이 최근 국제유가 반등으로 공격적인 자산매입 행보에 나섰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 2대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과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는 이달 대대적으로 원유·가스전 지분을 매입했다.

그동안 저유가 국면으로 글로벌 석유회사들이 투자에 극도로 움츠러든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자 원유·가스전 개발에 속도를 내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BP는 지난 17일(현지시각) 카타르 국영 석유 개발기업인 아부다비 육상석유운영회사(ADCO)의 지분 10%(약 2조8천500억원)를 사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19일에는 미국 코스모스 에너지가 보유한 서아프리카 심해 가스전 지분을 9억2천만달러(약 1조999억원)에 인수했다.

그동안 BP는 2010년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 이후 자본지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정책을 고수해왔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BP는 내부에서 장기 성장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이자 성장 중심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로스네프트도 지난 8일 자사 지분 19.5%를 원유거래 중개업체인 글렌코어와 카타르 국부펀드에 매각해 113억달러(약 13조5천102억원)를 확보했다. 12일에는 이탈리아 에니(Eni)가 보유한 이집트 가스전 지분 30%를 11억3천만달러(약 1조3천510억원)에 인수했다.

로스네프트는 올해 총 80억달러가치의 해외자산을 매입했는데, 이는 현재 로스네프트가 보유한 해외자산 총 가치(약 170억달러)의 50%를 상회한다.

유 연구원은 내년 원유시장이 회복되면서 글로벌 석유회사들의 투자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최근 자산매입 행보는 원유시장이 새로운 균형 유가를 모색하는 시기를 지나 성장 잠재력을 되찾아가는 시기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석유 매장량 확보가 원유시장의 주된 화제로 떠오를 것"이라며 "글로벌 석유 기업들의 내년 현금흐름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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