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김홍규 특파원 = 뉴욕유가는 유로존 우려가 재부각됨에 따라 급락했다.

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3.69달러(4%)나 밀린 88.14달러에 끝났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경제지표 발표가 없는 상황이어서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 신청 우려와 그리스 디폴트 전망이 장세를 지배했다면서 뉴욕과 유럽증시 하락, 달러화의 대 유로화 강세가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5%를 하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도 유가에 부정적 재료였다고 부연했다.

이날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연 7%를 넘어서며 유로존 창설 이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동일 만기 이탈리아 국채수익률 역시 6.5%를 향해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2년 이래 새로운 최고치를 경신했다. 스페인의 전면적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 제기된 데다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가 상존한 때문이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은 IMF가 그리스의 경제 위기 타개책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24일 그리스 당국자들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혀 그리스 우려가 다소 완화된 것이 유로화 낙폭을 축소했다.

IMF 대변인은 "IMF는 그리스가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며 "IMF가 금융 지원을 하는 경제 프로그램을 어떻게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지 그리스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독일 주간 슈피겔은 전날 익명을 요구한 유럽연합(EU)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그리스에 대한 IMF의 인내력이 한계에 이르렀다면서 추가 구제금융 제공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제공이 이뤄지지 않으면 9월 디폴트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스페인 지방정부들의 부채 상황이 심각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지난 20일 발렌시아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한 이후 무르시아 지방정부도 구제 요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스페인의 전면적 구제금융 가능성을 예측케 했다.

스페인의 17개 지방정부는 과중한 채무로 차입이 사실상 불가능한 지경이며 중앙 정부에 손을 벌리는 지방정부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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