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6일 서울채권시장은 연말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년 초 채권시장 포지션 구축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이 내년 초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주장을 펼치고 있어 내년 채권시장은 수급상으로도 녹록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새누리당은 지난 23일 당정협의에서 "추경을 내년 2월까지 편성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민주당은 지난 19일 "지금부터 추경 준비를 시작해 1분기에는 추경편성을 완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시국회에서도 추경 편성에 대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유일호 부총리는 내년 성장률이 2%대 초반까지 떨어진다면 1분기 경제 실적치를 확인한 후 추경 편성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수급상으로는 추경편성 규모와 적자국채 발행량이 중요하겠지만 경제상황의 심각성이 반영될 경우 채권시장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정부가 추경을 편성하게 될 경우 한국은행은 어떤 스탠스를 취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의 시대가 지나갔다며 재정정책이 중요해졌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가 추경편성을 하던 해에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로 폴리시믹스를 추구했던 경향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논리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최근 이주열 총재의 발언과 가계부채 우려, 미국 경기회복에 따른 금리인상 기조 등을 고려하면 한은의 금리인하가 사실상 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이다. 한국 경제가 위기 수준으로 추락하지 않는다면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일각에서는 내년 하반기에는 한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고 진단한다. 만약 정부가 조기 추경편성에 나서면서까지 경기 부양에 힘을 쏟을 경우 한은이 금리인상으로 정부의 재정정책에 찬 물을 끼얹을 수 없다. 결국 한은의 내년 통화정책이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 기준금리가 동결된다고 가정한다면 내년 시장금리는 글로벌 불확실성에 더욱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 대외 리스크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다.

연말 윈도드레싱 매수가 이어질지 여부도 확인해야한다. 지난 주 국채선물 롤오버가 마무리된 후 윈도드레싱성 매수가 유입됐지만 금리 하락이라는 결과로 연결되지 못했다. 내년 채권시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에 매수가 힘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주는 국고채 입찰도 없기 때문에 엷은 장에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연말 채권시장의 움직임이 추세라고 인식하는 것은 무리다. 본 게임은 내년부터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다. 한국은행은 12월 소비자동향조사를 내놓는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201.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5원)을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203.00원)보다 1.50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93포인트(0.07%) 상승한 19,933.81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채권금리는 성탄절로 조기폐장한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2년물은 0.93bp 상승한 1.2057%, 10년물은 1.15bp 낮은 2.5411%에 마감했다.

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7센트(0.13%) 상승한 53.02달러에 마쳤다.(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syje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