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달러-원 주간전망)

케인스는 인간의 경제활동의 상당 부분이 동물적 충동(animal spirit)에 의하여 좌우된다고 주장하였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일인데도, 예상이익을 차분하게 계산하기보다는 충동적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뜬금없이 케인스를 들먹이는 것은 달러-원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나는 환율이 오르더라도 1,200원은 뚫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막연한 느낌, 이를테면 케인스가 말하는 동물적 본능이었는데 무참하게도 틀렸다.

중요한 저항선으로 여겨진 1,200원이 무너졌으니 사실상 상승세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사라진 셈이다. 달러-원 환율은 더 오를까? 물론 추세만 따진다면 환율이 더 치고 올라야 마땅하다. 나도 당분간은 환율이 상승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서 다시 한 번 ‘느낌’을 들먹인다. 결론부터 말하여 나는 달러-원 환율의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이고, 그 약간의 상승을 끝으로 다시 하락하는 길을 걸으리라 예상한다.

경험에 따른다면 내가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던 지지선(저항선)은 오히려 돌파되었던 경우가 훨씬 많았다. 반대방향으로 포지션을 취했던 나로서는 큰 충격을 받았다. 결국 포지션을 정리(=손절)하고 실의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 때, 날아갈 것만 같던 추세는 이내 애초 내가 생각하였던 대로 방향을 돌리곤 하였다. 결과적으로는 내가 맞았다. 다만 너무 성급하였다는 것이 문제였다.

지지선(저항선)이 무너지더라도 손절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강조하려는 것은 ‘추세는 종종 과열되어서 연장(extension)되기도 하지만, 결국 정상으로 되돌아가기 마련’이라는 법칙이다.

1,200원이라는 저항선이 뚫렸다고 하여 달러-원의 과열상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정도가 심해졌다. 궁극적으로 언젠가는 정상적인 상태로 복귀할 수밖에 없겠고, 그러면 환율은 저절로 하락하리라는 것이 내 주장이다. 물론 앞서 인정하였듯 상당부분 주관적인 경험과 ‘감’에 의존한 것이다.

마냥 주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약간의 ‘과학적, 합리적’ 근거를 보탠다. RSI, MACD, 스토캐스틱, CMO, RVI 등등 기술적 보조지표 무엇이건 상관없다. 하나라도 “현재 달러-원 환율은 과열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지표가 있는가? 없다. 따라서 분명 현재의 환율은 비정상적인 상태이다. 정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그게 당장 오늘은 아닐지라도 말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환율에 비하여 주식시장은 예측하기 쉬워졌다. 요약한다면 “지난주 전망과 같다”고 하면 된다. 지난주에 나는 “일목균형표의 모든 괘선을 근거로 현재의 추세는 상승세인 것이 분명하지만, 약간의 조정이 예상된다. 그러나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 주장하였다. 그 말대로 주식시장은 지난주 내내 조용하였다. 살짝 밀리긴 하였으나 하락폭은 미미하였다.

이번 주라고 하여 다를 바 없다. 시장은 조용할 것이고, 그 와중에 좀 밀리는 모습을 나타내리라 예상된다.

원래 12월말의 시장은 조용한 법이다. 시장을 움직이는 ‘큰손’ 중의 상당수는 휴가를 갔거나 진즉에 ‘북 클로징(book closing)’을 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차트를 들여다보아도 마찬가지.

굳이 지난주와의 차이점을 말한다면 지난주에는 기술적 보조지표들이 ‘과열’권에 머물러 있었지만, 지금은 코스피가 내려서면서 지표들 역시 ‘매도’신호로 바뀌었다는 것이 다를 따름이다. 그러기에 지난주에 이어서 이번 주 들어 주가가 하락, 조정 상태를 나타낼 가능성은 더 높아진 셈이다. 그렇다고 하여 추세가 아예 바뀐다거나 일목균형표의 괘선 균형이 변화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지수는 잘해야 2,000선 초반까지 밀리는 정도이거나 혹은 지금보다 살짝 위로 올라서는 수준으로 한 해를 마감하리라 예상된다.

이번 주야 그렇다 치고 나는 오히려 내년을 기대한다. 항시 1월초에는 소위 ‘1월 효과’라는 이유로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술적지표들도 주간, 월간 기준으로도 괜찮아 보인다. 내년에는 제발 ‘박스피’의 오명을 떨칠 수 있을까?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주에 할 작정이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