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의 금리인상 이후 중국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채권시장에선 금리가 급등하면서 각종 해프닝과 스캔들이 발생하고 있다. 외환시장에선 위안화가치가 1달러당 7위안 부근까지 추락하는 등 급격히 하락세를 타며 자금 유출 우려를 낳고 있다. 주식시장은 선강퉁 개통 효과가 무색하게 하락세에 빠져있다. 상하이 지수는 지난달 29일 3,300선을 찍은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금융시장의 혈맥인 환율과 채권이 요동치고,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등 금융시장 근간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 금융시장은 아직 선진화되지 못했기 때문에 미국의 금리인상 등 외부의 충격에 허약한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나마 금융시장 개방의 폭이 크지 않아 충격의 강도가 약하다는 데도 시장은 이미 큰 부담을 드러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에서 자본유출이 발생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가장 큰 걱정거리다. 4조달러에 달하던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달러 수준으로 추락했고,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파르게 진행되면 더 큰 폭으로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금리인상 '한방'에 휘청거리는 중국 시장의 모습은 앞으로도 자주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연말 나타난 이러한 장세는 향후 3~4년간 벌어질 장세의 축소판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2017년부터 본격화돼 약 3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을 손 보겠다고 단단히 벼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년 1월 취임 후 최소 4년 간 재임한다. 트럼프 정부의 집권과 연준의 금리인상을 감안할때 중국 금융시장은 험난한 파고를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우선주의'를 기치로 내건 트럼프는 내년 1월 취임과 동시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준비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1월부터 그 작업이 진행되면 이르면 4월 중 나올 환율보고서에 그 내용이 담길 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내에 무역정책을 전담할 국가무역위원회를 만들었고, 위원장에 '대중 강경론자'인 피터 나바로를 임명했다.

트럼프 정부가 출범전부터 외교, 통상, 안보 등 각종 이슈에서 중국에 예리한 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중국 경제의 심장인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건 좋지 않은 징후다. 주식과 통화가치, 국채가격 등 3대 가격변수가 모두 추락하는, 이른바 트리플 약세 국면에 빠진 중국이 미국의 거센 도전을 막아낼지는 우리나라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수출과 내수 모두 중국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중간재를 중심으로 한 수출은 물론, 관광과 쇼핑 등 내수도 중국이 키를 쥐고 있다.

이에 대해 아무런 대비가 없다면 많은 전문가들이 우려한 대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신세를 면할 길이 없어 보인다. 향후 3~4년간 미국에서 찬 바람이 불면서 중국은 감기에 걸리고, 우리나라는 중병에 시달리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국제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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