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1,200원선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눈치 보기에 나설 전망이다.

'수급에 장사 없다' 시장 격언이 연말 달러화 흐름을 대변하고 있다. 전일 서울환시에서 달러화가 밀렸다 실수요로 오르면서 서울환시 참가자들이 수급에 주목하고 있다. 연말 수출업체 네고물량보다 1,190원대 결제수요가 의외로 탄탄하다.

완만한 하락세나 롱스탑에 따른 조정 장세를 예상하고 있던 시장 분위기도 다소 달라졌다. 다만 굵직한 달러 수요가 어느 정도 마무리국면을 맞은 것은 사실이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관련 달러 매수가 지난주로 마무리됐고, 전일 나온 공기업 마(MAR)바이도 일시적 달러 수요에 그쳤다. 선물환 언와인딩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계속 달러 매수세를 이끌기는 쉽지 않다.

달러화가 1,190원대로 하락하면 사들이는 일부 역외투자자도 하방경직성 요인이다. 달러화 1,190원대에서 숏으로 돌아서던 시장 참가자들의 발길이 멈춘 이유다.

그럼에도 아직 1,200원선 연말 종가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 연말 종가를 앞두고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가능성이 열려있다. 내년에 달러 강세를 예상하더라도 1,190원대 연말 종가는 그리 낮은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 연말 종가는 평균환율 1,131.49원과 연중고점 1,204.80원의 중간 수준인 1,172.00원에 마감됐다. 올해 연중고점은 1,238.80원이다. 평균환율은 1,159.93원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조건으로 보면 달러-원 연말 종가는 1,199원선에 걸친다. 과거 연말종가 역시 이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경우도 있다.

외환당국은 연말 종가를 통상 큰 변동 없이 다소 낮은 레벨로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여왔다. 시장에서 연말 흐름이 무거울 것으로 예상하는 것도 환율이 높을 때 외환당국의 이같은 패턴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외환당국의 연말종가 관리를 기업 회계결산 부담을 덜어주고, 환율 연간 변동성을 줄이려는 조치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빅피겨(큰 자릿수)라는 부담이 없다면 외환당국도 1,200원선 종가에 별로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있다.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연말에 인위적으로 달러화를 끌어내리기도 쉽지 않다. 실개입을 담당하고 있는 한 외환당국자는 "연말 종가 레벨을 관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이 1,200원선에 의미를 두는 이유는 내년초 환율 상승을 외환당국도 어느 정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어서다. 내년 1,200원대 환율이 불가피하다면 결국 1,200원선 아래는 매수 레벨이 될 수밖에 없다. 이날 서울환시는 1,200원선을 중심으로 외환당국 눈치보기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크리스마스 이후 미국, 유럽 등이 '박싱데이' 휴장에 들어가면서 최종호가가 나오지 않았다.(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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